서정돈 성대총장 “비전 2020 믿어 달라” 서한
문과대학 교수들 “70년대 개발독재 연상” 반박
성균관대가 추진 중인 ‘비전 2020’에 대한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인문학을 죽인다”며 문과대학·사회과학부 교수들과 학생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하자, 급기야 서정돈 총장이 직접 교내 전산망에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그렇지만 문과대학 교수들이 또 다시 이에 대한 반박 서신을 올리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서 총장은 지난 1일 비공개 교내 전산망에 ‘존경하는 교수님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총장은 이 글에서 지난달 19·26일 교수들이 비전 2020에 대해 반발 의사를 표명한 것을 두고 “지금 국내외 대학들은 큰 변혁기를 맞고 있다. 대학은 교육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연구력의 확보를 강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이에 대해 “주변을 둘러보면 앞선 경쟁자들은 저만치 앞서갔고, 뒤쫓던 경쟁자들은 바로 등 뒤에 따라붙었다. 잠시 머뭇거리는 순간 10년 동안 얻은 변화의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비전 2010+의 성과를 설명하는 한편, 비전 2020을 추진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비전 2010에 대해서는 “중간평가를 실시했으며, 최종평가를 금학년도 말까지 종합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소통부족으로 비전 2020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인정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학사구조개편, 성과연봉제 관련해서는 8월말이라는 시한에 관계없이 교수님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우려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서 총장의 글에 대해 문과대학 교수들은 지난 3일 ‘문과대학 교수들의 답신’을 통해 비전 2020 실행계획 전면 보류 입장을 재차 밝혔다. 교수들은 반박 글을 통해 “비전 2020안의 근본철학과 방향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진단을 내리게 됐다”며 “마치 70년대 개발독재를 연상시키는 순위 맹신주의와 성과산출에 대한 강박,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도구화하는 구시대적 몰가치주의로 점철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비전 2010+에 대해서도 “인문학분야에서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교수들은 더 이상 휴머니스트가 아니라 사색을 금지당한 단순 논문생산자로 타락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비전 2020의 핵심인 ‘학문융합’에 대해서는 “융합연구는 학부에서는 불가능한 고도의 학술활동인데, 학문적으로 전혀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됐다. 그러므로 학문의 실종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문과대학 교수들은 ‘존경받는 대학을 향한 휴머니스트 회의’를 창설하고, “성균관대학교를 존경받는 대학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글을 맺었다.
교수들의 반발에 대해 성균관대는 ‘우선은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설명회 등을 통해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당초 예정된 학생 설명회를 앞당겨 개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입장 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비전 2020은 지난 1997년 시작된 성균관대의 ‘비전 2010’이 올해 말 종료되면서 새로이 수립된 계획이다. △학문의 융복합화 △대학의 글로벌화 △연구 수준 향상 등을 목표로 6대 과제와 85대 세부 과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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