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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시간강사문제' 왜 눈감나
관련부처는 예산타령, 국회는 깔아뭉개기
재정부담 꺼리는 대학의 입김 작용 탓도
“더 이상 내 힘으로는 이 현실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최근 한 시간강사의 자살로 시간강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간강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과 논의는 끊임없이 지속돼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시간강사 대책은 봇물, 성과는 전무=교과부에 따르면 현재 시간강사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개정안은 시간강사를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에 포함토록 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회에는 시간강사를 교육 전담 교원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돼 계류 중에 있는데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간강사 중 일부가 교원으로 흡수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올해 상반기부터는 대학별 시간강사료 단가를 공개토록 하는 정보공시제도가 도입돼 시간강사료가 현실화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는 산하에 ‘대학시간강사대책소위원회’를 구성, 시간강사라는 명칭을 없애는 대신 기간제·계약제 교수의 개념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대 정부마다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 성과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 정부의 시간강사 대책이 현실화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시간강사는 “참여정부도 12대 국정과제 중 소과제의 하나로 대학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내걸었으나 가시적 조치가 거의 없었다”면서 “기획예산처는 관련 예산을 올려도 삭감했고, 행정자치부는 공무원 정원 문제를 거론했으며, 보건복지가족부·노동부는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와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발을 뺐다”고 말했다.

■정부·대학의 무관심이 시간강사 문제 해결에 걸림돌=“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9명이 자살했고 비공식적으로는 (자살한 인원 수가) 상당히 많다.” 정재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조선대분회 부위원장은 시간강사의 현주소를 이처럼 밝혔다. 이는 역으로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법안들이 실효를 거뒀다면 시간강사들의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동안 시간강사 대책들이 매번 외면당한 이유는 뭘까? 이에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시간강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또한 정부와 국회가 정책이나 법률을 내놓기는 하지만 대학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교과부는 대학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시간강사 관련 대책들을 뚜렷하게 내놓지 않고 있다"며 "국회 역시 대학의 영향력이나 입장이 강하게 어필하면서 관련 법들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역시 “2003년 시간강사가 자살했을 때도 교원 직위 인정이나 4대 보험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학에서 4대 보험이나 교원으로 인정하는 부분에 재정적 부담을 느껴 꺼려하고 이를 정부도 감안해 구체적으로 추진이 안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학과 정부의 의지가 중요=시간강사들은 시간강사 문제를 푸는 근본적 해법으로 교원 지위 회복을 주장한다. 그러나 교원 지위 회복이든 처우 개선이든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 따라서 시간강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책임을 대학에 전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 문제는 대학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해마다 적립금 논란에 휩싸이는 대학이 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관홍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대학들이 재정 문제 때문에 교원 지위를 확보해 주기 어렵다 해도 시간강사의 신분 안정 문제에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다. 정부가 정책이나 입법을 마련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재정 지원을 통해 대학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각계 인사가 참여하고 있는 대한민국선진화개혁추진회의는 “정부는 국공립대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 시간강사들이 좀 더 현실적인 강사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하고 사립대에도 정부 지원금을 늘려서라도 시간강사들의 처우가 현실에 부합되도록 고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민·송아영 기자 bestjsm·songay@unn.net>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10-06-04 오후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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