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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보직교수 총체적 리더십 갖춰야
양승실(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20세기는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사회구성원이 공유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으나, 21세기에 접어들며 기존 가치의 공유와 인정 이외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것이 국가사회 발전을 위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렇듯 지식·기술 변화의 주기가 가파르게 짧아지는 지식정보화사회를 맞아 대학이 이러한 과제를 책무성을 갖고 수행해 주기를 바라는 사회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더불어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봉사 기능 수행을 촉진할 수 있도록 대학 경영 및 행정의 선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전 세계 주요국들은 대학발전의 중점 과제로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연구의 수월성 확보, 사회가 요구하는 고급 인력 양성, 학문의 실용화를 꼽고 있으며 이러한 역할을 변혁적으로 수행해 나아갈 수 있는 대학 내 핵심 인력, 즉 보직교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보직자는 거래적·변혁적 리더십을 초월해 새로운 총체적 리더십(Presidential Leadership)을 갖춰야 한다.

우선 변화혁신 추진자로서 보직교수는 대학구성원이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하도록 격려하면서, 대학 행정업무의 다각적 개선을 위해 발전적 아이디어를 구안·실천해야 한다. 조직문화 형성자로서 함께 일하는 교직원이 자율적으로 일하는 규범을 만들고, 대학 발전 비전을 구성원과 공유하며, 목표 달성에 따르는 이익이나 보상을 분명히 제시할 뿐 아니라, 구성원의 경력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정책 분석가로서 대내외적 변화를 감지·예지하며 세계 속의 한국 그리고 지역사회에서의 대학 관련 쟁점에 두루 민감해야 한다.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동향과 세계의 고등교육 혁신 추세를 파악해 각 대학에 적합한 맞춤형 정책을 기획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보직교수는 의사소통자로서 10대부터 70대까지 개성 있는 구성원으로 이뤄진 대학조직에서 총장이 정책 추진과정 중 나타나는 갈등을 줄일 수 있도록 완충적 역할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내관계(이사회, 총·부총장, 교수, 행정직원 등) 및 대외관계(동문, 기업체, 정부기관)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구성원의 요구와 필요를 정확히 수렴해 합리적 의사결정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학 규모에 상관없이 보직교수의 비율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대학 행정체제가 중앙집권형이라서 보직교수의 역할이 소극적인 편이다. 보직을 맡으면 책임 강의 시수가 감면되고, 보직수당을 받으며,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다. 반면, 제한된 시간·능력 안에서 교수 본연의 임무인 교육·연구에 제약을 받으며 행정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므로 심리적 갈등을 느낀다. 특히 업적평가가 강화되면서 보직을 꺼리는 교수들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폴리페서 논란의 맥락에서 권력을 좇는다는 인식 때문에 보직교수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시각과, 총장 선출제도로 선거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사람들에게 보직을 나누어 주는 경향으로 인해 능력·전문성 중심의 인사 문화 정착의 걸림돌로 보는 시각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학의 책무성 강화로 보직교수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나, 역할 수행 인프라 부족과 보직교수의 자질·임용방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보직교수가 대학발전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품격 있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보직교수에 대한 불편한 진실 역시 연구하고 문제해결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6-04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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