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학 공동연구로 얻어진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대학과 기업이 공동 소유해야 연구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지난 달 28일 열린 전국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춘계 세미나에서 신임 협의회장으로 선임된 윤기봉 중앙대 산학협력단장은 산학 공동연구에 대한 결과물을 대학도 공동 소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기업과 공동 연구로 개발한 기술에 대한 소유 지분을 대학에도 배분해 줘야 한다. 그래야 기술개발에 대한 사업화로 발생한 수익의 일부가 대학 연구에 재투자될 수 있다.”
기업과 대학이 공동 연구에 대한 결과물을 나눠 갖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공동 소유함으로써 연구의 연속성이 확보된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기업이 기술에 대한 소유권을 대부분 가져가는 구조에선 후속 연구가 활성화될 수 없다. 2년짜리 연구 과제를 받았다고 해서 과제받은 연구만 하는 게 아니다. 거기에는 해당 교수가 10~20년 동안 천착한 연구가 바탕이 된다. 연구과제가 끝나도 같은 맥락에서 후속연구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곳이 대학이다. 그런데 기업이 기술 소유권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후속연구를 할 때마다 기업에 협조를 구하거나 소유권을 다시 사와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산학 공동연구로 개발된 기술에 대한 소유권은 대부분 기업이 가져간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대학에도 일정부분 기술 소유권을 인정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또 대학이 챙기는 기술이전료 수입도 해당 기술의 실제 가치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지나지 않는다.
윤 회장의 이 같은 주장은 대학 산학협력단에 대한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아진 데서 기인한다. 윤 회장은 “점차 대학 산학협력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외부 연구비 받아서 잘 관리하고 교수들에게 연구지원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는 대학 산학협력단이 특허를 내고 그걸 팔아서 기술이전료 수입을 올리고, 특허와 기술을 갖고 창업을 해 국가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까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대학 산학협력단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연구 재투자를 위한 기술소유권 분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반면 연구비 관리의 투명성은 대학에 맡겨진 책무다. 윤 회장은 “기술소유권에 대한 대학의 몫을 주장하고 산학협력단의 독립화를 요구하는 만큼 연구비 관리에 있어선 투명성이 요구된다”며 “그러려면 지금처럼 연구비 관리를 잘하는 대학이 오히려 간접비 지원에서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교과부는 연구비 지원 시 직접비와 간접비를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간접비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직접비 외에 △연구지원인력 인건비 △기관 공통지원경비 △지식재산권 출원·등록비 등 연구개발에 필요한 간접비용을 말한다. 현재 지식경제부나 국토해양부 등 다른 정부부처 지원 사업에선 간접비가 연구비에 포함돼 지원되며, 연구비 관리를 잘한 경우 간접비 비중을 높이고 있다. 때문에 “연구비 관리를 잘하는 대학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게 대학 산학협력단들의 생각이다.
“교과부의 경우 연구비 관리를 잘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간접비 3%를 별도로 더 지급해 주지만, 다른 정부부처의 경우 간접비가 연구비에 포함돼 있어 연구비 관리를 잘하면 오히려 간접비를 더 많이 떼야 한다. 교수들 입장에선 관리를 잘하면 직접비가 줄어들어 손해 보는 입장이 된다. 때문에 대학 산학협력단들은 간접비를 연구비와 별도로 지급해, 대학들이 연구비 관리를 투명하게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윤 회장의 임기는 지난 6월 1일부터 1년간이다. 국립대와 지방대의 의견 수렴을 위해 선임 부회장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기동안 △기술 소유권 배분 △산학협력단 독립성 확보 △연구 간접비 별도지급 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