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총장 이기수)는 지난달 27일 생명과학관 서관에서 특별한 현판식을 열었다. 일반생물학 실험실 앞에 걸린 동판에는 ‘Stadelmann's General Biology Laboratory, In Memory of Profs.Edward and Okyoung Lee Stadelmann’이란 글귀가 새겨졌다.
현판에 숨겨진 사연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향년 86세로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스타들만(Edward J. Stadelmann) 교수는 “나와 아내 이옥영의 이름으로 유산 48만 1천 달러를 절반씩 고려대와 서울대에 기부하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지난해 7월 스타들만 교수가 고려대에 남긴 3억 3천여만 원이 현금화되자, 고려대는 기부자의 뜻에 맞게 일반생물학 학부실험 개선에 이 돈을 사용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故 스타들만·이옥영 교수 부부에 대한 예우와 함께 그들의 뜻을 기려 최근 실험실 앞에서 현판식을 가진 것이다. 현판식이 열린 고려대 생명과학관 서관 실험실 외에 이학관 별관의 일반생물학 실험실에도 이 현판이 걸렸다.
◀생전의 스타들만 교수(사진 왼쪽)와 이옥영 교수(사진 오른쪽) 부부.
스위스 국적의 스타들만 교수는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1960년대 후반 이옥영 당시 연구교수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아내의 나라에 관심이 많았던 스타들만 교수는 1978년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환교수로 한국을 찾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이옥영 교수가 세상을 뜨고 혼자가 된 스타들만 교수는 아내의 모국인 한국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어 했다. 이 같은 평소의 마음가짐이 유산을 자신과 아내의 명의로 한국 학생들에게 기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들만 교수의 뜻을 전한 것은 이옥영 교수의 오빠인 이세영 고려대 명예교수.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재직한 고려대와 스타들만 교수가 교환교수로 근무한 서울대에 유서 내용을 알렸다. 이세영 교수는 스타들만 교수에 대해 “조용한 학자 스타일이라 항상 연구실에서 지내고 책을 집필하는 것을 즐겼다. 특히 생전에 부부 사이가 아주 각별했다”고 회상했다.
고려대는 또 ‘스타들만 교수 기금 연구교수’를 영입해 학생들의 연구를 지도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세영 교수는 “연구·실험은 대학원생들의 영역으로 생각해 학부 교육이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스타들만 교수는 학부생 교육을 중요하게 여겼다”면서 “스타들만 교수의 신념대로 기금이 학부 1학년 학생들의 연구와 실험을 위해 쓰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