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경 칼럼
박의경
[박의경 칼럼] 전남대 정치외교학 교수
내가 움직여야 세상이 바뀐다
변화 부른 6.2 지방선거, 시민참여 힘 입증
여러 가지 바람이 난무했던 선거가 끝나고 분석이 한창이다. 희비가 교차하고, 반성과 흥분이 동시에 발생한다. 각 정당과 기관, 시민단체, 정치학자와 시민을 막론하고, 현상에 대한 진단과 미래에 대한 예측이 홍수를 이룬다. 필자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시민 하나하나의 힘을 발견했다. 리더십의 변화에 주목했다. 특히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사회를 이끌어 왔던 권위적 리더십이 이미 그 힘을 잃고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일상에 함몰되어 살아가는 시민의 판단으로 선거 전후의 많은 예측과 전망이 달라진 데 주목했다. 민주사회 주인으로서의 시민은 사회의 방향을 잡고 진로를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과거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산업사회의 리더십은 언제나 권위적이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요구해 왔다.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식의 조직폭력배 두목 같은 마인드가 지도자의 가치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정보사회로 급격하게 움직이면서 이러한 리더십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가고 있다. 획일사회에서 다원사회로 변형되면서, 어떠한 규정된 리더십의 유형도 없이, 그야말로 다양한 리더의 양태가 존재한다. 대체로 정보사회의 리더십은 ‘기러기형’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기러기 떼에는 하나의 명백한 리더가 존재하지 않는다. 리더가 계속 바뀐다. ‘또 한 마리가 힘이 없어 낙오되면, 대열에서 두 마리가 그를 호위해 대열로 복귀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별로 힘이 없어 보이는 일반시민의 가능성을 본다.
근대 역사에서 시민혁명을 경험하지 못하고, 진정한 시민사회의 형성이 미미한 상황에서 우리가 시민의식을 논한다는 것은 소용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산업화시대에는 거대한 사회적 동력을 필요로 해, 일개 시민의 힘이 사회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무리 거대한 사회적 동력이 필요해도 그것을 움직이는 손발은 바로 그 미미한 힘을 가진 일개 시민이다. 시민 하나하나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는 움직이지 않는다.
역사는 모자이크와 같은 것이지, 절대로 '일필휘지 선장' 하는 어느 한 영웅의 작품이 아니다. 모자이크란 수없이 많은 조각이 모여 커다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시민의 힘이 바로 여기에 필요하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는 바로 내 자리에서 사회의 변화를 주도한다. 다만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내 주위로 손만 뻗치면 될 일이다. 바로 이것이 참여인 것이다.
산업화시대의 ‘만드는 것’에서 이제는 정보화시대로서 ‘지키는 것’이 힘이다. 내가 나를 지키고, 내 가정과 직장을 지켜왔다면 이미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21세기 새로운 변화와 함께 이제 공사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즉, 나의 개인생활이 공공변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회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내가 나를 위해 사회에 참여하고, 사회의 변화를 위해 나를 변화시키는 나와 사회의 연결고리가 바로 여기에 명백히 드러난다. 작은 자들이 모여 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움직여야 한다.
‘내’가 움직인 결과를 2010년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선거가 끝났다. 정치적 선택의 결과가 명확해졌다. 이제는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세상의 변화는 물론 생각과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변화를 완결시키는 것은 행동이다. 행동하는 지성과 실천하는 삶이 중요한 이유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한다 해서 사물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 뇌파를 통해 온몸의 신경조직을 움직여 행동하게 한다. 작은 힘이 모여 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 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박의경 칼럼 | 입력 : 10-06-14 오후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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