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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자율성, 법인화 아닌 법 개정으로"
박정훈 서울대 교수, 경북대 교수회 포럼서 주장

국립대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하며, 자율성 확보의 형식은 법인화가 아닌 고등교육법 개정이 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정훈 서울대 교수(법학)는 15일 열린 경북대 교수회(의장 김형기) 주최 대학 발전포럼에서 “국립대의 핵심은 대학 재정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해 각종 이해관계와 무관한 교육, 연구의 중립성과 공공성을 확보한 것”이라며 “국립대에 있어 ‘국립’이란 이러한 중립성과 공공성을 위한 법적 ‘형식’일 뿐이다. 때문에 국가에 의해 대학의 ‘실질’인 자율성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대에 대한 사전 규제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대표적 사례로 ‘대학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장관의 포괄적 지도·감독’을 명시한 고등교육법 제5조를 들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법률상 정부가 국립대에 대한 간섭을 정당화하는 근본적 규정”이라며 “지원되는 국가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서도 국립대의 자율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위법이나 부정이 있을 경우 엄중한 사후 처벌이 뒤따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제한 없는 교과부 장관의 지도·감독 권한을 보장한 제5조는 고등교육법상 다른 주요 규정과도 모순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학교의 장이 법령 범위 안에서 학교 규칙을 제정·개정할 수 있도록 한 제6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교과부 장관의 사전 개입이 포함되지 않고, 사후 감독도 ‘적법성’에 관한 것에만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북대의 핫 이슈인 국립대 법인화 문제에 대해서도 이 같은 법령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국립대는 헌법상으로나 실질적으로 국가기관의 성격과 법적 주체성을 인정받아 법인화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고등교육법 등 관계 법령 개정을 통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고등교육법 제5조에서 교과부 장관의 ‘지도’ 문구를 삭제하는 것도 현실적 대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법인화는 법적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며 “법인화가 되면 국립대의 문제들이 일거에 해결될 것이란 생각은 형식 만능주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만약 ‘형식적 법인화’가 추진될 경우 오히려 국가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아져 자율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국립대의 자율성은 형식적 변화가 아닌 실질적 개혁으로 확보된다”면서 “무조건적 법인화 추진보다는 관계 법령 개정과 행정 실무 개선 같은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6-16 오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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