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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의학전문대학원의 앞길
김원식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이공계 전공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학부 졸업생들에게 의과대학을 개방하여 그들이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는 타전공과 의학의 융합을 통한 의학의 발전, 특히 기초의학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의대로 쏠리는 입시 과열을 일부 해소한다는 취지와 목적으로, 기존 6년제 의대를 4년제 대학원 과정으로 개편한 의사 교육과정으로 볼 수 있다.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한 뒤 의학입문시험(MEET)에 합격한 사람이 입학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의전원을 졸업하면 의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의학석사 학위가 수여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의사 교육과정 입학정원 3013명중 54.4%인 1641명이 의전원으로 선발되고 있다. 전국 41개 대학 중 의전원을 전면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15개교이며, 12개교는 의전원과 의대 교육과정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 14개교는 종래의 의대 교육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의전원제도에 대한 부작용과 문제점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부 대학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고, 일부 대학은 다시 의대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을 원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파악하고 의전원 제도의 수정을 검토하고, 오는 6월말 경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의전원이 갖는 문제와 부작용은 예상보다 심각하다. 많은 관련교수들이 미래 국가의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이공계의 ‘황폐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공계의 우수한 많은 학생들이 4학년 1학기가 되면 휴학을 하고 의전원 입시전문학원에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가 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그런가 하면, 의대 내에서는 학생의 ‘고령화’ 문제가 지적이 되고 있다. 그로 인한 임상의사 선호경향 등으로 당초 기대했던 융합학문을 통한 첨단의학의 발전이나 우수한 기초 의학자의 양성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도 크다. 우선 의전원 제도를 도입한 후에 의학교육에 드는 비용이 2배 이상 증가한 점이다. 한학기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연 것이 바로 의전원이다. 비용의 증가는 필연 의료수가에 반영되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다.

의대입시 과열이 해소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의대입시 과열이 사교육의 주범처럼 인식되었다면 의전원이 그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지만 현실은 의전원 입시 과열로 바뀌었을 뿐 의전원이 대안이 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지방에서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지방에서 의사가 되고자하는 사람은 교육비와 기간을 줄이기 위해 의대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지방으로 ‘유학’을 가야 한다. 그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추가로 져야하는데, 이는 지방대학의 설립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 내에서 교육과정의 문제다. 의전원이나 의대나 모두 의사가 되는 과정은 동일하지만 의전원 졸업자는 의학석사가 되고 의대졸업자는 의학사가 된다. 때문에 서로 다른 교육과정을 이수토록 해야 할 것이나 대부분의 대학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

다양한 학부생들에게 의대를 개방하고, 학문융합을 통해 의학의 발전을 꾀하고, 기초의학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의대입시의 과열 해소를 기대했던 의전원의 설립 취지가 시행 5년만에 퇴색되고 오히려 문제와 부작용이 더 심각하다는데 많은 교수들이 공감하고 있다. 앞으로 의전원 제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의사단체, 대학, 학부모단체 등과 좀 더 폭넓은 공론화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소수 전문가에 의해 조급하게 결정되는 땜질식 처방에 의한 이상한 학제의 공존보다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어느 제도가 더 나은 것인지 정부, 대학 모두가 숙고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6-21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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