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31일 오명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건국대가 총장후보자 8명의 등록을 마감한 가운데, 총장 선임 절차를 두고 이사회와 학내 구성원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2/3가 교수대표였던 기존의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이사회 입김이 강해진 총장후보자심사위원회(이하 총심위)를 구성하면서다. 학내에선 재단 입맛에 맞는 후보 선출을 위해 총심위를 구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건국대에 따르면, 지난 18일 총장후보자등록을 마감한 결과 건국대 교수 7명과 외부인사인 서울대 교수 1명 등 8명의 교수가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총심위가 24일까지 이들 후보자를 심사해 3인을 선정하면, 이달 말 열릴 이사회에서 최종 1인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총장선임까지 적지 않는 난항이 예고된다. 이사회가 2/3가 교수대표였던 기존의 총추위를 일방적으로 폐지, 40% 이상이 법인 측 인사로 구성된 지금의 총심위를 구성한 데 대해 학내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
학내에선 재단 입맛에 맞는 후보 선출을 염두에 두고, 후보자 검증은 형식만 갖추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교수협의회가 '독선적 총장 선출 과정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제출, 이사회에 강력 항의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총심위는 △재단이사 2인 △이사장 지명 외부인사 2인 △교수 대표 3인(서울·충주 교무위원회 각 1인 추천, 교수협의회 1인 추천) △ 직원 대표 1인 △동문회 대표 1인으로 구성됐다. 법인이사 2명에 이사장 지명 외부인사 2명까지 포함되면서, 교수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학본부의 입장을 대변할 보직교수가 2명 더 포함되면서 비판은 가중되고 있다. 기존 총추위에 포함됐던 학생 대표도 이번 총심위에서는 배제돼 학생들의 반발도 이어진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10여 년간 유지해온 총추위 방식을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지금의 총심위를 구성했다”며 “당초 이사회는 총추위를 폐지하면서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반대에 부딪히자 급히 총심위를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는 “기존의 총추위는 전체 구성의 60%가량이 교수·직원이었고, 법인 이사가 위원으로 포함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사회가 차기 총장을 최종 선정할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심위에 법인 이사를 2명이나 배정했다”며 “결국 이사장 입맛에 맞는 총장을 선임하기 위해 총심위 형식을 급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법인 측은 오히려 이전의 총추위 방식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법인사무국 한길수 과장은 “세번에 걸쳐 총추위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해 본 결과, 49명의 위원이 참여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과정에서 후보들이 위원들과 남몰래 접촉을 시도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명제, 간선제, 직선제 등을 모두 검토한 결과 구성원들의 대표성을 가지면서도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으로 ‘총심위’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심위에 법인측 다수가 포함된 것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기존에는 최종 임명 시에만 이사가 참여했지만, 총장 선임의 모든 과정을 객관적으로 지켜보자는 뜻에서 법인이사 2명을 포함시킨 것”이라며 “이사장이 임명하는 외부인사 2명도 학교와 관련 없는 외부 변호사를 뽑아 좀 더 심사과정에서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내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 총장 선출방식을 변경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법인 측은 “학내 의견수렴과정을 거쳤다"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의견수렴을 했는지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갈등 속에 지난 24일 총심위는 예정대로 후보자 소견발표회를 갖고, 8명의 후보 가운데 4명을 압축했다. 후보는 김진규(서울대 의대) △이윤보(경영학) △조명환(생명과학) △최정표(경제학)교수 등이다.
29일에는 4명의 후보자가 교내 교직원 대상으로 공개 소견발표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선 공개질의를 통한 후보자 검증도 있을 예정이다. 검증을 마치면 이사회에서 최종 1명을 차기 총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그러나 향후 차기 총장이 선임돼도 교협에서는 사후 검증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성수 교협회장은 “향후 진행되는 총장 선출에 관한 모든 과정은 투명하고 민주적 절차를 밞아 진행돼야 한다”며 “납득할 수 없는 후보자가 총장으로 선임됐을 때는 전체 교수의 신임 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총장선임 과정에서 지적된 '재단 입맛에 맞는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