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의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비판이 다시 한 번 가열됐다.
민주당 김상희·안민석 의원은 2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사분위와 사학 부패의 복귀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는 29일 상지대 관련 본회의를 앞두고 사분위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고, 올바른 방향을 모색·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지대는 물론 세종대·조선대·대구대 등 구재단과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 관계자들이 참여, 사분위의 합리적 운영을 촉구했다. 특히 상지대는 사분위가 오는 29일 청문회를 ‘공개’로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사분위가 ‘비공개 독단운영’을 일삼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우선 토론회를 주최한 안민석 의원은 “사분위는 법적으로 독립기구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사분위의 권한·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 최근 사분위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용해 부패·비리로 물러난 구재단에게 합법적으로 학원의 운영권을 돌려주는 통로 구실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교과부의 책임 방기로 사분위 결정에 대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해 졌고,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미비한 상태다. 사학과 관련해 큰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아무런 견제 장치가 없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결정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현재의 사분위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병섭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사분위는 교육비리와 관련된 현안에 대해 사회적 관심·논의를 차단한 비공개 위주의 운영을 해왔다. 특히 공공기관의 회의는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준칙임에도 사분위의 모든 회의는 일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견제장치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분위가 자의적인 결정을 내려 비리로 척결된 구재단에 학교경영권을 회복시켜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오는 29일 열릴 상지대 청문회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29일 청문회는 모두에게 전면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언론의 취재뿐 아니라 방송사의 중계도 전면 허용해야 한다”며 “공개청문회를 통해 대표적인 비리사학의 복귀허용 여부에 대해 합리적인 여론이 조성된다면, 사분위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혔다.
이어 이철갑 조선대 교수는 “학교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정작 구성원들은 사분위 회의에서 어떠한 논의가 오갔는지,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며 “(사분위) 회의 내용·과정·결정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 것은 물론, 결정된 사안에 대해 사분위 스스로가 명확히 책임져야 한다. 자기 자신,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투명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분위 운영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대안으로는 △별도의 견제 장치 마련 △구조 조정 △제도·법률 제정 등이 제시됐다. 특히 제도·법률 제정과 관련, 임재홍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사분위 업무는 법적 업무, 즉 공교육기관의 정상화 내지 임시이사의 임명이다. 학교법인의 정상화에 대한 원칙·규범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법인과 학교의 역할을 완전히 분리하는 법률 조항도 신설돼야 한다. 오로지 법인만이 학교 경영·운영에 필요한 중요사항을 의결할 수 있도록 한 법제가 사학비리 발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분위의 문제점을 바로 잡음과 동시에 교육 비리로 학교에서 퇴출된 인사의 복귀를 원천봉쇄하는 제도적·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교육 비리로 대학에서 퇴출된 경우에는 임원으로 다시는 복귀할 수 없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하승창 희망과대안 상임운영위원은 “비리로 척결된 종전이사들에 대해서는 아예 조정 자체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더불어 토론회 참가자들은 사학 분쟁의 근본 원인은 정부·구재단이 공공기관인 학교를 ‘사유재산’으로 인식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과부 사립대학지원과 정관수 서기관은 “법적으로 봤을 때 학교는 사유재산이 아니다. 그러나 구재단이 재산을 출연해 학교를 세웠고 그들이 설정한 설립·교육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져왔다는 계승의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정부 인식이 참가자들의 지적과 다르지 않음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김도형 교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은 “공익법인을 사유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게 사학비리의 근본 원인이다. 단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인식을 잘못된 바꿔가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인식이 상식으로 자리잡을 때까지는 법적인 강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병섭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교육 비리 척결’을 재차 외치고 있다”며 “교육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