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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개도국에 실질적 교육지원을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세계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G20 정상회담이 오는 11월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것은 세계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떤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올해부터 한국이 OECD 개발협력위원회 (Development Assistant Committee)의 정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이제 한국이 어려움을 겪는 세계 여러 나라들 도와주고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선진국으로서의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들이 △개발도상국 대학생·공무원·기업인 등을 교육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개발경험을 공유하고 △기술적 협력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이 주관하고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경우 지난해만 에도 약 2500명의 연수생들을 초청해 각 대학의 행정개혁·농업기술·자원개발·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학들 자체적으로도 개발도상국의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개발,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도상국 대상 교육 프로그램들은 한국의 개발경험을 전수하거나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돼 온 것이 사실이다. 1950년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나라의 경험을 세계의 여러 개발도상국들이 관심을 갖고 여기서 무엇인가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아주 컸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는 일환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앞으로의 교육내용은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해당 국가의 사회적·정책적 필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지난 2005년 파리에서 개최된 ‘원조 효과성을 위한 개발협력 선언’에서 개발도상국의 주도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대학들이 운영하고 있는 개도국 프로그램은 교육 프로그램의 성격을 벗어나 기술협력으로 전환돼야 한다. 교육·협력 프로그램이 진정으로 해당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연수를 받은 교육생들이 자국에 돌아가 스스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발전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만일 한국에서 받은 교육으로 인해 기술적·경제적으로 한국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면 이것은 진정한 개발협력이라기 보다는 종속을 심화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970-80년대 우리나라도 경제발전 과정에서 이러한 종속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력국의 자립적 발전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이러한 정책방향이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개발협력이 두 나라의 상호 존중과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어느 일방의 우위를 강조하고 그 이익만을 따르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그 나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적대감을 키워 오히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교육 훈련 프로그램과 기술협력을 추진한다면, 좁게는 우리 대학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품격 있는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초석을 다지는 일에 대학이 앞장서는 일이 된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6-28 오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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