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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대학교육을 바꾼다
숭실대·조선대 등 체계적 독서교육프로그램 ‘눈길’
대학 도서관이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대학이 ‘취업교육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도서관들이 책을 통해 학생들의 지성·인성 함양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숭실대·조선대 중앙도서관은 ‘독서명문대학’을 목표로 타 대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체계적 독서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step1. ‘즐거운 책 읽기’ 독서 장려

독서교육의 실질적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책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를 마련해 줘야한다. 또 도서관에 어떤 독서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려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 도서관들은 독서 장려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학생들이 책 읽는 즐거움에 눈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먼저 조선대 도서관은 △학부모 도서추천제도 △소식지 발행 △명저 100선·권장 100선 캠페인 등으로 독서 장려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학부모 도서추천제도’는 학부모가 권장 도서·이유 등을 적은 편지를 도서관으로 보내면 해당 자녀에게 부모가 추천한 도서를 대출해 주는 것으로, 학생들의 독서 동기 유발에 대단히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대 도서관 고종호 주제정보봉사과장은 “학부모 도서추천제도는 책을 매개로 한 부모·자녀 간 정서적 교감,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등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와 함께 학생들이 꼭 읽어야할 200권의 책을 선정해 권하는 명저 100선·권장 100선 캠페인의 경우 학내 반응이 좋아 ‘명저읽기’라는 교양과목 개설로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숭실대는 ‘저자강연회’를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저자가 강연 중 “어떤 책이 좋더라”고 말하면 학생들이 해당 도서, 나아가 책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숭실대 도서관 박영철 학술정보운영팀장은 “최근 유시민 전 장관을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회에서 유 전 장관이 박경리의 <토지>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한 뒤 도서관에서 한동안 <토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인사가 책에 대해 언급하면 파급 효과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대학 도서관들이 다양한 독서교육프로그램으로 고등교육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조선대 중앙도서관은 지난 2008년부터 소규모 독서·토론모임인 ‘독서토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step2. ‘다독·정독·다상량’ 독서 내공 키우기

책에 대한 흥미를 보다 깊고 폭넓은 독서로 발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들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 도서관들은 토론 교육을 강화, 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점들을 말로 표현하며 발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숭실대의 대표적 독서·토론 프로그램으로는 △독서후기클럽 △학생 독서·토론모임 △독서·토론세미나 등이 있다. 이중 지난 2007년 9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독서후기클럽은 매달 도서를 지정해 월초에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월말에 독서후기를 제출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독서후기에 대해서는 상세한 첨삭지도까지 제공해 읽기는 물론, 쓰기 능력 향상에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 독서·토론모임은 ‘수다(Ssu Da)’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독서후기클럽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보다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07년 12월 결성된 이후 현재까지 매월 두 차례씩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토론도서·주제 선정은 물론, 프로그램 기획·운영 등을 모두 학생들 스스로가 해내고 있다.

박영철 팀장은 “탄탄한 독서·토론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숭실대 도서관의 도서 대출률은 서울 시내 대학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정독·다독한다는 소문이 외부로도 퍼져 대기업·출판사 등에서 매 학기 수 십 권의 책을 보내오고 있기도 하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조선대도 △독서토론클럽 △독서인증제도 △독서토론대회 등 타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수한 독서·토론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독서토론클럽은 지도교수 1명·학생 10여 명이 한 팀을 이뤄 필독 리스트를 정해 읽고 심층 토론하는 것으로, 이 같은 형태의 모임을 운영하기 시작한 곳은 전국 대학 중 조선대가 최초다. 2008년 4월 4개 팀으로 시작해 현재 23개 팀으로까지 확대될 만큼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각 클럽별로 1~2주에 한 차례씩 만나 한 해 총 20여 권의 책을 읽으며 토론하고 있다.

고종호 과장은 “독서토론클럽을 통해 학생들이 대학생으로서의 지성을 함양하는 것은 물론, 삶의 목표·방향까지 찾고 있어 기쁘다. 독서가 학생들의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절감할 때가 많다”며 “참여해본 학생들의 입소문을 타고 독서토론클럽에 대한 학내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step3. ‘견문 확대·봉사’
책 들고 캠퍼스 밖으로!

책 속에 나왔던 명소에 직접 방문하거나 이웃들에게 독서 봉사를 하는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진정한 지성인이라면 세상·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선대 도서관은 독서인증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생들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월에도 총 20여 명의 학생이 <삼국지>의 배경이 된 중국 성도·한중·서한을 방문했다. 연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국 방문 전 학생들이 <삼국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학습토록 하는 것은 물론, 돌아온 후에는 체계적인 답사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이와 함께 조선대 도서관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독서토론클럽 학생들이 조선대병원 환자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친구가 돼주는 ‘독서 멘토링’도 실시할 예정이다.

숭실대 역시 책과 관련된 다양한 외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숭실대 수다는 지난해부터 난곡동 우리자리 공부방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독서토론 봉사활동을 벌이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독서토론 봉사활동은 한 달에 한 번씩 이뤄지며, 6명의 숭실대 학생이 14명의 중학생을 지도한다.

박영철 팀장은 “공부방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지식을 나누는 기쁨을 몸소 배우고 있어 뜻 깊다”고 말했다.

<민현희·이정혁 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6-28 오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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