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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9개 학과, 수업연한 다양화 가능할까
간호학과·유아학과 등 4년제 전환 연구 중



전문대학이 건축·토목·메카트로닉스·IT·간호·물리치료·치기공·치위생·유아교육과 등 9개 과를 4년제 학과로 전환키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전문대교협은 지난주 전국 145개 전문대학 총장·기획처장·교무처장·학과장과 산업체 관련자 및 졸업생에게 9개 과에 대한 ‘4년제 대상학과 분류 타당성 조사를 위한 의견 수렴’ 설문 결과를 받았다. 설문을 토대로 9개 과의 4년제 학과 전환에 대한 근거를 만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여, 전문대학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5개 기준 9개 과 선정 = 9개 과는 기존 국내외 문헌을 분석해 △국내외 학과 개설 현황 △전공심화과정 개설 현황 △자격증 취득 △기술 융·복합 △미래의 기술발전 동향 등 5가지 기준을 토대로 선정했다. 연구책임교수인 차갑부 명지전문대학 청소년교육복지과 교수는 “과 수요는 물론, 전공심화과정 등 상급학제가 있는 학과들, 간호과·유아교육과처럼 자격증 취득이 중심이 돼 4년제 학과와 별 차이가 없는 과들, 메카트로닉스과 등 기술 변화에 맞춘 융·복합 분야 과들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 연구책임교수는 “9개 과 외에 4년제 추진이 필요한 과가 더 있는지에 대한 설문도 함께 받고 있으며, 반대로 9개 과 중 4년제로 전환할 필요가 없는 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은 전문대학이 그동안 염원하던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한 본격적인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교과부가 추진 중인 ‘유아교육 선진화 계획’처럼 일부 과를 4년제 학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전체 과에 대한 시도는 없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이에 따라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학과 분류 작업을 해 왔다. 전문대학의 모든 과를 해체하고, 2·3·4년에 맞는 과로 다시 나누는 작업이다.

9개 과가 모두 4년제 학과로 전환될 수 있다면, 다른 과 역시 수업연한을 조율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대학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차 책임연구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수업연한 다양화를 향해 가는 1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 “전공심화부터” 반발 심해 = 그렇지만 이번 설문에서 4년제 학과 전환에 대해 긍정적 대답을 얻어내더라도 실제 수업연한 다양화까지 연결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교과부의 반대가 만만찮다.

박준 교과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전문대학 교육의 경쟁력 제고 및 국제화 방안’ 세미나에서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해 “전문대학 내부적으로도 냉소적 시각이 있다”며 “우수한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 경쟁해 상위권 학생들도 유치하고 있다. 수업연한 다양화만 주장할 게 아니라 우선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대학의 위기 해소 열쇠는 수업연한 다양화보다 교육 특성화와 내실화에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3년 동안 추진했던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이 모집인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간호·보건계열 등 인기학과는 충원률이 100%에 가까운 반면, 비인기학과는 50% 이하를 맴도는 등 불균형도 심각하다.

전문대학은 이에 대해 “전공심화과정이 인원을 못 채우는 이유는 지원 자격 요건이 ‘해당분야 1년 이상 재직자’로 까다롭기 때문”이라며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교과부는 “당장 1년을 6개월로 줄이는 등 기준완화는 무리”라면서 “모집이 안 된다고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안 되는 곳은 학과를 통폐합하고 인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전공심화과정도 못 채우는 상황에서 수업연한마저 자율화 하면, 지방 전문대학에선 대규모 미달 사태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선 “수업연한 다양화가 진행되면 4년제 대학과 다른 점이 없어진다”고도 우려한다. 차 교수는 이에 대해 “수업연한 다양화의 선행요건은 교수학습 방법의 특성화”라면서 “4년으로 수업연한을 늘리더라도 인턴학기제나 실습학기제를 두는 등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의 역할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0-07-26 오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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