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자동차산업의 경쟁은 그린카와 스마트카에 달렸다.”
한양대가 미래자동차공학과를 신설했다. 엄밀히 따지면, 지난 1995년 자동차공학과가 기계공학부에 통합된 이후 16년만의 부활이다.
한양대가 자동차공학과를 신설한 이유에 대해 선우명호 교수(자동차공학과)는 “미래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미래의 자동차 산업 경쟁은 그린카와 스마트카에 달려있다는 게 선우 교수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환경·안전 규제가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카는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자동차를 말한다. 스마트카는 지능형 자동차다.
“세계 각국이 자동차에 대한 환경·에너지·안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오는 2020년까지, 한 자동차메이커가 생산하는 모든 차종에 대해 평균 ‘1km 주행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 이하’가 되도록 규제할 예정이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국산차는 마티즈나 모닝 뿐이다. 중형차를 기준으로 하면 연비를 40% 이상 개선시켜야 한다.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가 아니면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이런 환경 규제는 2025년에는 더 강화된다. 유럽연합은 1km 주행 시 탄소배출량이 75g 이하로 낮춰진다. 미국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할 전망이다.
안전 규제도 강화된다. 향후 10년 뒤 유럽에선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지 못한 차량은 생존이 어려워진다. 졸음 운전자의 차선이탈을 방지하거나 곡선도로에서의 자동 감속 기능은 ‘기본 옵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스마트카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선우 교수는 “미래의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카, 스마트카 경쟁으로 간다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경쟁과는 전혀 새로운 국면의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6년 만에 부활하는 자동차공학과가 ‘미래자동차공학과’로 개칭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 재편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미래자동차공학과를 신설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교과과정을 새로 만들고, 국내외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과 협약을 맺었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의 기술경쟁은 융·복합 싸움이다. 하이브리드카나 스마트카 기술개발을 위해선 전기·전자·IT·재료공학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이 필수다.
“기존의 자동차공학 관련 과목은 30~40%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전기·전자·통신·재료 분야의 강의가 개설된다. 커리큘럼은 이달 말 확정지을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체와도 커리큘럼과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
미래자동차공학과는 한양대의 ‘명품학과’를 지향한다. 최고의 인재를 모아 최고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포부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으면 정원을 못 채우더라도 뽑지 않겠다”라고까지 말한다. 그런 만큼 우수 입학생에겐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수리(가)·외국어·과탐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이면 입학금과 4년간의 등록금이 전액이 면제된다. 수리(가)·외국어·과탐 영역의 등급 합이 ‘4’ 이내거나 수리(가)가 1등급이면 입학금과 4년간 등록금 절반이 면제다.
“졸업 후에는 취업이 100% 보장된다. 대학원 진학을 선택해도 석·박사 통합과정 박사학위 취득 시까지 등록금이 전액 면제된다.”
선우명호 교수는 신설 자동차공학과의 산파 역할을 했다. 한양대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클랜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93년 한양대 교수로 오기 전 미국 GM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을 맡으면서 관련 업계에 인맥을 쌓았다.
학과 개설을 위해 선우 교수는 3년간 발로 뛰었다.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GM대우·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4사와 만도·LS산전·보쉬코리아 등 부품기업 10여곳이 지원을 약속했다. 학생들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이 가능했던 이유다.
“학과 지원은 확약서를 체결한 기업들과 대학본부가 매칭펀드로 지원한다. 현재 도요다· BMW 등 해외 자동차 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확약서를 체결한 기업에는 최고의 인력을 공급하기로 약정돼 있다. 오히려 해당 기업 인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것이 걱정이다.”
선우 교수는 한국이 미래 자동차를 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미래차의 핵심 기술인력을 주도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모터와 배터리인데, 전 세계 10개 업체 가운데 국내 업체가 3곳이다. 미래차의 핵심 기술인력 양성은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 한양대 교수로 오면서 세계적인 학과와 연구실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왔다. 미래자동차공학부를 국내뿐 아닌 세계적인 학과로 키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