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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정비법'대학·지역 찬반 엇갈려
경기도 수정법 위헌 소송 제기 뒤 대학가 ‘관심’
수도권 대학 “특성화 따라 선별적으로 풀어야”
지방선 “그마나 수도권 집중 완화위해 불가피”
경기도가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하면서, 대학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은 이 법을 ‘풀어야할 규제’로 규정하지만, 지방에선 수도권 집중을 방지하는 ‘필요한 규제’로 보고 있다.

◆지역 따라 수정법 찬·반 나뉘어=19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정법에 대한 찬·반 의견은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수도권 내 대학은 그간 정원을 한명도 늘릴 수 없었던 이유를 들어 풀어야할 규제로 규정한다.

경원대는 수정법 때문에 90년 이후 정원을 늘리지 못했다. 2006년까지 입학정원 2000여명의 ‘소규모 대학’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경원대가 활로를 찾은 것은 대학 간 통폐합이다. 지난 2006년 경원전문대학과 통합하면서, 입학정원을 3157명으로 늘릴 수 있었다. 당시 양교의 통폐합은 2004년 대학구조개혁 방안이 발표된 이래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러나 수정법에 따라 지난 1982년 개교 이후 20년 이상 정원이 정체돼 왔던 데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송태수 기획처장은 “그간 수정법에 묶여 정원을 늘리지 못하면서 대학 발전이 더디게 진행됐다”며 “비교적 후발대학인 경원대로서는 수정법으로 모든 경기도 내 모든 대학을 규제하기 보다는 특성화 분야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정책을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예술대학은 2007년 4년제 승격을 시도하다가 수정법에 직면하게 됐다. 대학 위상을 키우기 위해 전문대학에서 4년제 대학으로 변신을 도모했지만, 수정법에 따른 규제를 우려해 계획을 수정했다. 4년제 일반대학보다는 산업대학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서울예술대학 관계자는 “당시 4년제 승격을 모색하다 일반대 전환이 수정법에 저촉될 것을 예상, 산업대학 전환을 시도했다”며 “결국 수익용 기본재산 등 산업대학 전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무산됐다”고 전했다. 만약 수정법이 없었다면, 산업대학이 아닌 일반대학 전환을 시도했을 것이란 얘기다.

◆‘수도권 진출’ 노리는 지방대는 “규제 완화”=반면 지방에선 수정법을 그마나 수도권 집중을 완화시키는 ‘최소한의 규제’로 보고 있다. 지성표 강릉원주대 기획처장은 “교육·문화 등 사회 모든 분야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데 최소한 수정법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도시 환경보전을 위해 설정된 ‘그린벨트’처럼 수정법도 미래에 발생할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산업발전을 고려해도 수정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조업의 상당수가 지방에 있는 현실에서 그나마 수정법 때문에 지방 대학도 학생을 유치할 틈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지성표 처장은 “제조업 기반이 지방에 있지만, 수도권 학생들은 지방에 취업해도 정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학생은 어느정도 지방에 적응돼 있기 때문에 지역 소재 기업에 취업해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수정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방 소재 대학이라도 수도권 진출을 노리는 곳은 입장이 다르다. 박혜경 한동대 기획처장은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 특수대학원 등을 설립, 수익으로 연결시키거나 홍보효과를 거두려는 계획이 있다”며 “지방에선 특수대학원에 대한 수요가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교육경쟁력이 있다면 수도권으로 진출, 수익과 홍보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법에 따른 규제만 없어도 수도권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인 셈이다.

◆대학 통폐합에도 규제로 작용=수도권 대학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지방대도 수정법의 완화를 원한다. 한국철도대학(경기 의왕 소재)과 통합을 추진 중인 충주대 이호식 기획처장은 “수정법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수도권 대학과의 통폐합 시 2009년 12월 31일까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수정법 시행령에 명시된 ‘대학 통폐합 시 2009년 12월 31일까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부분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과부가 추진하는 국립대 구조개혁 방안에 따라 한시적으로 ‘특례’가 적용됐다. 그러나 대학들은 통폐합 논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 시한 연장을 원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평택 소재 재활복지대학과의 통합 신청서를 제출한 공주대도 수정법에 따른 규제가 걱정이다. 다만 재활복지대학이 위치한 평택시가 ‘평택시지원특별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가 양교 통합을 ‘신설’이 아닌 ‘증설’로 해석해 주길 원하고 있는 것.

만약 양교 통합이 ‘신설’로 규정되면 수정법에 따른 제한을 받게 된다. 반면 ‘증설’이라면 평택시지원특별법에 따라 수정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통합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택시지원특별법은 주한미군 이전에 따른 반대급부로, 평택시 발전을 위해 제정됐다. 특별법은 ‘학교의 이전이나 증설에 대해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정법 위헌여부 대학가도 ‘관심’=수정법상 수도권 전체는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 권역으로 나뉜다. 수원·부천·과천 등 인구와 산업이 집중된 지역은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다. 성장관리권역은 개발과정에서 인구와 산업이 확대되는 것을 관리하기 위해 설정된 권역이다. 연천·동두천·포천·양주·김포 등이 이에 포함된다. 자연보전권역은 팔당수계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권역으로 양평·가평·이천·용인 등 7개 시·군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3개 권역 모두 대학 신·증설은 불가능하다. 수정법이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설 또는 증설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정법상 대학은 ‘인구집중유발시설’에 해당하며, 이 경우 정원 증원도 불가능하다.

경기도가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내 낙후지역조차 일괄적으로 같은 규제를 받고 있어 역차별”이라며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의 본질이나 연천·동두천·양평·가평 등 낙후지역을 수도권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적법한지 다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경기도는 향후 도가 직접 대학 설립을 신청할 예정이다. 물론 경기도는 대학 설립 신청이 수정법에 따라 거부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그 이후에는 행정소송과 함께 위헌법률심판도 제청할 방침이다. 지난 1982년 법 제정 이후 수도권 집중을 규제해 온 수정법의 위헌 판결 여부에 대학가의 이목 또한 쏠리고 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8-23 오전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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