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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영대 ‘진흙탕’ 싸움
'국고연구비 횡령 의혹교수 처리놓고 학교-교수 공방전
의혹교수 처벌 보류하고 애꿎은 교수 보직 해임에 반발
서강대 경영대 교수들이 동료 교수의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첨예한 의견 차이로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서강대 재단·본부측은 의혹을 받은 교수의 처벌은 보류하고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경영대학장, 경영전문대학원장을 보직 해임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9일 서강대 내부 문건 등에 따르면 학내에서 A교수의 비리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져 나온 것은 지난 5월 초. 일부 경영대 교수들에게 A교수가 1억원이상의 국고연구비를 횡령하고 장기간 제자와의 불륜, 연구원 성희롱 등을 저질러 왔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제보를 받은 경영대 교수들은 대학측에 사건의 진상을 보고했고, 서강대는 엄중한 처리를 약속하고 재단 감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지난달 2일 A교수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8일 경영대 정교수 16명은 ‘정교수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이사장·총장 등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16명의 교수는 “일부 교수들이 개인적으로 동료 교수의 제자들을 강압해 스승의 행적을 조사하는 비교육적·반인권적 행위를 했다”며 “이사장과 총장께서 리더십을 발휘해 현 사태를 합리적인 방향으로 해결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서강대 경영대 내 테뉴어트랙 전임교수는 49명이고, 이 중 정교수는 33명으로 16명은 ‘일동’이라 지칭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숫자다.

놀라운 사실은 엄중한 처리를 약속했던 서강대가 교수 16명의 서한을 받은 뒤인 지난달 20일 태도를 바꿔 A교수의 사직서를 반려하고, 경영대 교수들의 감사 결과 공개요청도 거부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학 차원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영대 교수 4명은 지난달 27일 A교수를 검찰에 고발했고 같은 날 서강대는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영대학장, 경영전문대학원장 등을 연구비 관리 책임을 물어 보직 해임했다.

경영대 B교수는 “A교수에 대한 검찰고발이 있은 뒤 학교는 경영대학장, 경영전문대학원장에게 사표를 쓰라고까지 강요했다. 학장, 대학원장이 학교측의 강요를 거부하자 보직을 해임한 것”이라며 “A교수가 횡령한 연구비는 정부의 WCU 사업 선정에 따른 것으로 이에 대한 실질적 관리 책임은 연구처장, 산학협력처장 등에게 있다. 대학측은 아무 잘못이 없는 학장, 대학원장을 처벌함으로써 경영대 교수들이 A교수 의혹과 관련해 그 어떤 말도 꺼낼 수 없도록 엄포를 놨다”고 폭로했다.

이어 B교수는 “현재 경영대 교수 49명 중 과반수 이상이 암묵적으로 A교수의 처벌을 지지하고 있다. 또 이사장·총장에게 서한을 보낸 16명의 교수 중 절반 이상은 사태를 잘 모르고 이름만 빌려 준 경우”라며 “학교가 16명 교수의 서한을 받고 A교수의 사표를 반려한 것은 이들 중 전 부총장 등의 비호세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서강대 교수협의회는 이달 13일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재단과 학교 본부가 5월 초에 제기된 사건에 대해 두 달 이상 처결을 미룬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더불어 A교수 검찰 고발 이후 본부가 최초로 취한 조치는 이 사건과 관련 없는 학장, 대학원장을 해임한 것이었다. 이는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사건 처결의 전후관계를 뒤집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서강대측은 이에 대한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강대 한 보직교수는 “현재 경영대 논란과 관련해서 학교에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섣불리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정확한 사실은 향후 실사가 마무리된 후에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강대는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A교수를 고발한 4명 교수의 처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서강대 경영대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현희·이정혁 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8-23 오후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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