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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제언]원점지향 대학 구조조정
홍성학 주성대학 교수 (교수노조 교권쟁의실장)

대학 구조조정에서 논의의 쟁점은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각(혹은 인식)의 차이와 이에 따른 방법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입학생에 비해 대학의 수가 많은 것이 대학을 부실화시키고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질을 떨어트린다고 보고, 부실 사립대학 퇴출, 국공립대학 통·폐합, 교대-종합대 통·폐합 등을 통해 대학 수를 줄이는 것을 대학 구조조정의 주요 방법으로 삼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은 대학 수를 줄이는 것’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 서열의 하순위부터 퇴출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09. 12. 31.자 보도자료에서 경영부실 대학 8개교를 2011년까지 구조조정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학의 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2003년 미국과 일본의 인구 대비 대학수를 보면 미국의 경우 인구 6만 8,835명당, 일본은 10만 3,949명당 대학 1곳이 존재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인구를 기준으로 13만 671명당 대학 1곳이 존재하여 인구 대비 대학 수가 가장 적음을 알 수 있다. 2006년 교수 1인당 학생수를 비교해 보면 미국은 15.2명, 일본은 11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무려 37.8명이나 된다. OECD 평균은 14.9명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실시한 2010년 대학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윌리엄스 대학은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7명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우리나라는 대학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입학정원이 큰 것이고, 이를 토대로 양적 팽창을 해왔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몇 개 대학 수를 줄인다고 해서 대학 본연의 기능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즉 대학 수를 줄이는 것과 대학의 질을 높이는 것은 관련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고등교육에 대한 비전과 방향설정, 산업인력의 수요구조 등 다양한 조건을 간과한 채 단지 몇 개 대학을 줄이는 것은 ‘양(量)에서 양으로의 구조조정’일 뿐이다. 각 대학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기준에 의한 구조조정’이 되어 대학의 질을 담보하기는 커녕 오히려 각 대학 본연의 고유기능과 자주성(자치, 자율),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시키고, 특성화와 지방대학의 육성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존의 구조조정의 인식과 방식에서 탈피하여 대학 본연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원점(原點)지향 구조조정’ 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참된 구조조정은 항상 ‘대학 본연의 기능과 존재가치를 회복시키고 높인다’고 하는 원점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원점지향 구조조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에 대한 철학, 비전, 실천 방책의 정립이 먼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 산업대학, 전문대학, 기술대학, 원격대학 등 고등교육법에 제시된 각 대학의 고유목적과 정체성, 사회 필요 인력의 수요구조에의 대응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한 ‘다양한 기준에 의한 구조조정’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점지향 구조조정은 고착화된 대학서열을 타파하는 것이고, 지나치게 국립대학이 적고 사립대가 많은 국소사대(國小私大) 구조를 점차 국대사소(國大私小)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경영진 중심 구조에서 민주적 대학자치 구조로 바꾸는 것이고, 무분별한 대학간 통폐합과 잦은 학과개폐를 막고 대학 특성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인기학과 중심 구조에서 기초학문의 토대를 회복시키는 것이고, 서양학문 중심 구조에서 우리학문을 살려내는 것이다. ‘고비용 저효과’ 구조를 ‘저비용 고효과’ 구조로 바꾸는 것이고, 교육의 시장화 구조를 막고 공공성을 높여가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8-26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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