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백성기)이 내년부터 학부대학 개념의 ‘포스텍 칼리지(POSTECH College)’를 신설하고, 학부 때부터 대학원 과정 이수를 전제로 하는 박사과정 중심 교육제도로 전면 개편해 ‘엘리트 박사'를 집중 양성한다.
26일 포스텍에 따르면 새 교육제도로 개편될 경우 학사 학위와 석사 학위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이 같은 포스텍의 시도는 4년제 학사과정 위주의 국내 대학교육 체제에 변화의 화두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텍이 공개한 새 교육제도에 의하면 공통기초교육과정인 포스텍 칼리지를 운영해 학부 2학년 때까지 전공이나 학과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기초 교양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3학년 때 전공 지도교수를 선택할 수 있게 해 대학원 과정과 연계한 전공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학부 때부터 박사과정까지의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정립돼 각 학위과정 이수와 학위 취득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박사과정까지 이수하는 데 통상 9년이 걸리던 것을 2년 정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포스텍 칼리지에서는 수학·물리·화학·생명 등의 공통기초과목과 이공계 핵심기초과목 등을 가르쳐 기초교육을 극대화한다. 특히 기존 전공 중심의 교과과정을 탈피해 이공계 분야에서 반드시 이수해야 할 핵심기초과목을 설정한 점이 눈에 띈다. 전공과목과 함께 필수 이수토록 해 대학원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융합적 연구역량의 기초를 쌓을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신입생 합숙교육 △사회봉사활동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 △리더십 역량 △국제화 활동 등을 비교과 교육과정으로 이수케 해 전공교육과 함께 글로벌 리더로서의 소양도 키우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텍 재학생들은 대학원에 진학할 때 학과별로 일정 성적 이상만 취득하면 곧바로 연계진학이 가능해진다. 타 대학 학부 졸업생들의 경우 석사과정은 따로 뽑지 않고 박사과정만 선발한다. 대학원 진학을 원치 않고 취·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 대상으로는 학·석사 연계 5년 과정의 기술경영석사(Executive Master)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창의적 기업가로 육성할 방침이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노벨과학상에 도전할 세계적 과학기술인재나 구글의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같은 창의적 벤처기업가를 키워내려면 학사과정 위주의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학 입학 때부터 박사과정까지 염두에 두고 체계적 소수정예 엘리트 교육을 실시해야 ‘글로벌 사이언스 리더’를 키워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텍이 이번에 내놓은 새 교육과정은 지난 2008년부터 교수·학생·교육전문가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교육정책위원회가 2년여 간의 연구를 통해 확정한 것이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와 칼텍(CALTECH), 프랑스 에꼴폴리테크닉, 스위스 ETH 등 해외의 주요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을 집중 벤치마킹한 결과물이다.
이와 관련해 홍승표 포스텍 교육정책위원장은 “포스텍은 1986년 개교 당시부터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소수정예교육을 추구해왔다. 세계 수준의 명문 이공계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했다”면서 “포스텍의 이번 시도는 교육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고급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