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립대들이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이하 카드납부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카드 납부제를 도입한 대학들은 제도 시행전 카드사와 협의를 해야 했다. 그간 걸림돌로 지적된 카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인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충북대·제주대·전남대·부산대·한경대 등의 국립대가 올 2학기부터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대는 내년부터 등록금 카드 납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간 등록금 카드납부를 요구하는 학생·학부모는 많았지만 대학과 카드사 간 수수료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카드납부제를 도입하면 대학이 카드사에 1.5~3%에 달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납부가 가능한 대학은 전국 389개 대학 중 70여 곳(18%)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국공립대는 41개 대학 중 단 4곳만이 카드납부가 가능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정부의 등록금 카드납부 요구가 잇따르면서 2학기를 앞두고 국립대를 중심으로 카드납부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들은 주거래 은행과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할부수수료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전남대는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카드납부제를 도입, 이번 2학기 등록금부터 카드납부가 가능하다. 광주은행 비자카드와의 협약을 맺고, 등록금 할부수수료를 일반 12.5~18% 에서 7.5~9%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대학이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가맹점 수수료는 1.5%지만 직접 수수료를 내지 않고 학교가 광주은행에 예치하는 금액을 늘려 수수료만큼을 보전키로 했다.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아예 면제하기로 합의한 대학도 있다. 제주대는 지난 2002년 2학기와 2003년 1학기에 가맹점 수수료 문제로 폐지했던 카드납부제를 이번 2학기부터 부활시킨다. 등록금 수납 주거래 은행인 농협·제주은행과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키로 협약을 맺은 것이다. 카드납부가 가능한 신용카드는 제주은행 비자카드, 농협 BC카드, 농협 채움카드 등 3종류다.
한경대·부산대·충북대 등은 해당 카드사에 1.5% 가맹점 수수료를 지불키로 하고 카드납부제를 도입했다. 한경대는 우리은행과, 충북대는 신한은행·농협과 제휴를 맺었다. 부산대도 농협·하나·부산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고 이 제도를 도입했다. 충북대 경리과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하게 됐다”며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고, 학생들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원대는 당초 이번 2학기부터 카드납부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으로 연기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원대 관계자는 “수수료 예산 2억원이 편성되지 않았고 전산시스템 도입이 미비해 내년으로 늦춰졌다”며 “거점국립대로서 내년에는 반드시 카드납부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2회까지 가능한 분할납부도 내년부터는 3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립대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납부제가 속속 도입되면서 향후 인근 사립대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카드종류가 한정돼 있다는 점과 높은 할부수수료 문제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제주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카드납부 요구가 많아지면 향후 더 많은 카드사와 할부수수료 인하 방안을 논의해 수납 가능한 카드 종류를 늘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대 경리과에선 “우선 등록금 납부방법이 한 가지 더 늘어났다는 것에 학생들은 반기는 분위기”라며 “향후 제휴 카드사를 늘리고, 수수료도 낮추는 방향을 추진해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