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회장 원희목),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안재규)는 지난 21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양 측이 △한약조제는 한의사가 전담할 수 있도록 약사법 연내 개정 △2008년부터 약대 6년제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약대 6년제 시행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의대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심지어 한의사협회의 결정과는 달리 한의대생들도 합의안에 반대하며 계속 수업거부를 하기로 함에 따라 합의안을 둘러싼 파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약대 6년제 시행’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직능단체 간 갈등은 이번 합의안으로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제2의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합의안에 가장 반발하고 있는 곳은 바로 의대 측. 의대 측은 이번 합의안이 의료계의 입장이 배제된 채, 약사 측과 한의사 측만의 결정이란 것에 무엇보다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합의안은 전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이하 의협)는 지난 22일 비상 상임이사회를 열고 △약대 6년제 야합 대응 '비상대책기구 구성 △반대의견 정부에 강력히 재요청 △대규모 공청회 개최 등을 결의했다.
이와 관련 의협은 전국의사 반모임 개최 등 전국적인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의대생들의 시한부 시험거부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협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국의과대학교학생대표자연합(의장 차민수∙포천중문의대2) 역시 합의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민수 의장은 “이번 합의는 보건의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의료계의 입장을 배제한 한의사협회와 약사회의 정치적인 담합에 의한 것이므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약대 6년제 문제는 의-한-약 공동 협의체 구성을 통해 풀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부 반발보다는 내부적으로 한의대생들이 이번 합의안을 반대하고 나서 합의 주체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전국한의대학생회연합회(의장 서정복·동의대3, 이하 전한련)는 지난 21일 합의안이 발표된 후 즉각 경희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약대 6년제 합의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 합의문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전한련은 “한의협 회장의 약대 6년제 합의는 한의협 내에서도 동의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이에 대한 한의대 학생들의 의견조차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았다”면서 “한의협은 이번 합의문을 전면 폐기하고 한의계의 대표 단체로서 잘못된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며 한의계 전체에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한련은 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약대 6년제의 졸속 추진을 중단하고 정당한 합의과정을 통해 일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번 약대 6년제 합의에 반대하며 약대 6년제 저지를 위한 시험거부 투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육부 한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전국 한의대와 한약학과 등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며 "복지부가 너무 성급히 약대 6년제를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