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의 대학은 교육역량을 강화하는 데 소홀히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교수의 학습지원 체제나 학사제도가 교육과 학습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미흡했을 뿐 아니라 인성교육이나 교양교육, 전공교육 및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는 노력도 미미했다.
기존의 정부재정지원은 연구 역량 강화에 집중되어 학부 교육역량 강화에 취약점이 있었다. 기존의 누리사업처럼 사업단 단위의 지원도 대학 전체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연유로 정부는 대학교육역량 강화사업이라는 대학본부 중심의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면 현재 각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교육역량 강화사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 사업계획부문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실적부문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부경대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우선 사업 계획수립 때 큰 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각 대학의 교육목표, 인재상, 중?장기 발전계획 등을 종합하여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 종전처럼 대학 교비로 시행하던 사업을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대체하는 형식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사업 방향을 잃을 우려가 크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한 뒤 그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융합해야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
학부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사업 목표인 만큼 교육 수요자의 요구사항을 적절히 반영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사안이다. 사업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한 조건인 것이다. 학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학생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각 대학 실정에 맞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례로 현재 부경대에서 시행 중인 Motivation 장학금, 대학생 공모전 참가 지원사업, 다재다능 장학금 등은 학생이 계획수립에 직접 참여하여 만든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의 니즈를 반영한 교육과정의 개발?운영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학내 구성원(교수, 직원, 학생)의 유기적인 협조도 사업 성패의 열쇠다.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성과 도출까지 전 구성원의 관심과 동기를 부여하고 학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노력이 결국 사업의 효율적인 성과도출에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구성원 참여를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추천한다. 필자가 속한 부경대학교는 참여 활성화를 위한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여 큰 효과를 보았다. 이로 인해 부경대는 사업관리 및 운영분야에서 우수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대학의 정규교육과정에서 지원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의 비교육 과정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부 프로그램은 기존 정규교육과정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기존 프로그램의 명칭만 변경하여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다변화된 사회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비판적 사고를 갖춘 문제 해결형 인재를 배출하려면 현재 교육과정에서 소홀한 분야인 인성 및 리더쉽 함양, 글로벌마인드, 문재해결력, 창의적 발상 등을 골고루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학생과 학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의 지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이고 일회성의 성과지표 설정은 학교의 발전방향과 장기적인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선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교육역량 강화사업의 성과를 대학의 발전방향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측정할 수 있는 평가체계 구축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