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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비리 의혹 고발’은 해교행위(?)
경영대 A교수 고발 4명 교수 징계위원회 회부키로
서강대가 국고 연구비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경영대 A교수는 물론, 그를 검찰에 고발한 4명의 교수까지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서강대 교수 상당수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4명 교수들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학내 갈등이 예상된다.

1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서강대 내부 문건 등에 따르면, 서강대는 지난달 2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경영대 A교수와 그를 검찰에 고발한 4명의 교수에 대한 ‘교원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강대는 이사회 이틀 뒤인 26일 이사 3명, 교수 4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징계위를 꾸렸다.

현재 서강대가 주장하고 있는 고발 교수들의 징계 사유는 ‘해교(害校) 행위’다. A교수를 검찰에 고발, 학내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게 함으로써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학교 측에 주장에 많은 수의 서강대 교수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 한 교수는 “아직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학교가 앞장 서 징계위부터 구성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향후 서강대 교수들이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아무런 액션을 취할 수 없게 대학 측에서 본보기식 처벌을 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서강대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영대 교수들이 5월 초 학교 당국에 기초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5월말 내부 감사가 시작됐을 때 학교 측의 처리가 미흡할 경우 외부기관에 고발할 수도 있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교수로서의 명예를 걸고 비리를 사법당국에 고발한 교수들을 ‘해교 행위’를 이유로 징계하려는 학교당국과 재단의 기도는 사회정의에 역행할 뿐 아니라 무리가 따르는 행위로 판단된다. 사법당국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징계 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징계위는 오는 7일 첫 회의를 개최한다. 그러나 징계위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징계 수위가 어느 정도 일지 등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징계위 소속 교수는 “아무런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징계위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꺼렸다. 이에 따라 징계위가 경영대 교수들의 징계 여부를 놓고 어떤 결론을 도출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서강대 내부에서 A교수의 연구비 횡령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져 나온 것은 지난 5월 초. 일부 경영대 교수들에게 A교수가 1억 원 이상의 국고연구비를 횡령하고 장기간 제자와의 불륜, 연구원 성희롱 등을 저질러 왔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제보를 받은 경영대 교수들은 대학 측에 사건의 진상을 조사·보고했고, 서강대는 엄중한 처리를 약속하고 재단 감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강대는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A교수 건에 대한 처리를 미뤄왔으며, 경영대 교수들의 감사 결과 공개요청도 거부했다. 이에 대학 차원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영대 교수 4명은 지난 7월 27일 A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민현희·이정혁 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9-02 오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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