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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알려면 북한법 연구가 절실해"
[인터뷰]장명봉 국민대 명예교수

“40년간 북한법을 연구하면서 ‘북한에도 법이 있는가’란 질문을 많이 받았다. 심지어 통일문제를 다루는 기관 관계자들조차 이런 질문을 한다. 우리가 아직도 북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고 ‘북한 알기’를 게을리 한 결과다. 북한 체제의 본질과 북한사회 특성을 알기 위해 ‘북한법’ 연구는 꼭 필요하다.”

지난 1일 만난 장명봉 국민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가 분단 상황임에도 북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북한을 잘 알기 위해서라도 북한법 연구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북한법·통일법 분야 선구자로 평가받는 장 교수는 지난달 30일 제41회 한국법률문화상을 수상했다. 열악한 연구환경 속에서 40년간 북한법을 연구해 학문적 기반을 구축한 점을 인정받은 것. 법학계에 남북한 통일헌법 논의를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점도 감안됐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제47회 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5.16 군사쿠데타, 군사정권 출범을 목격하고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분단의 아픔을 절실히 느꼈다. 분단 구조가 지속되는 한 진정한 민주화나 법치주의 확립, 선진국으로의 도약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북한법 연구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분단 극복 연구를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을 무렵인 1969년 통일부(당시 국토통일원)가 설립됐고, 장 교수는 이듬해 통일부가 발간하는 <통일논총>에 ‘조국통일 기반조성방안’이란 논문을 발표해 최우수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통일부가 설립돼 북한 관련 자료가 수집되면서 상황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북한법에 대한 자료는 부족했다.

장 교수는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북한법 관련 자료가 없었다. 선행 연구가 전무한 상태라 자료 수집이 매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통일부에 자료 요청도 했고 특히 일본 학자들의 연구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당시 일본에서 사회주의 관련법 연구가 활발했기 때문”이라며 “국가보안법 등 제약도 많았고, 당시엔 북한 관련 자료는 특수 자료로 분류돼 인가증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상황이 좋은 편이다. 장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북한법연구회가 대표적 사례. 6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해 매년 학술전문지 <북한법연구>를, 격년으로 <최신 북한법령집>을 펴내고 있다. 대북경협사업에 대한 법률 자문, 북한 연구자들에 대한 북한법 관련 자료 제공 활동도 맡고 있다.

장 교수는 분단 과제 극복을 위한 법학 교육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대에서 북한법 전공과정 대학원생들에게 북한법과 통일법을 가르치는 그는 학부과정에도 연계강좌가 개설돼 ‘북한법의 이해’, ‘통일과 법’, ‘남북교류와 법’ 등의 강의를 맡고 있다. “국민대가 국내 법과대학 중 ‘유일’하게 북한법 특화 법학교육을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북 교류협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2005년을 기점으로 북한법 분야에서 변화의 조짐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사회주의 법치국가 건설론을 제기하며 법제사업을 강화해 법체계를 완비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2004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대중용)>을 발행해 2년마다 증보판을 간행하고 있다.

장 교수는 “북한사회가 ‘법에 의한 통치’로 변화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중대한 움직임이다. 물론 남한의 ‘법치국가’ 개념과는 다르지만, 점차 법치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라며 “북한의 법제 정비에 우리가 적극 지원해 경계를 허물어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홍 기자 (duncan21@unn.net) | 입력 : 10-09-02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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