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의 빈곤 퇴치를 위해 한국·일본·중국 등 3개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6일 이화여대에서 “아시아 발전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역설했다. 이날 오르타 대통령은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소장 박경서)가 수행 중인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참석차 대학에 방문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아시아 발전, 세계 평화 등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오르타 대통령은 “한국은 과거 전쟁과 빈곤을 몸소 체험했고, 나아가 이를 훌륭히 극복해 냈다. 전쟁의 상처와 가난을 딛고,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한국의 경험이 아시아 국가들의 빈곤 퇴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세계 빈곤의 60%는 아시아에 있다. 한국이 일본·중국 등과 손잡고 아시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빈곤 퇴치, 세계 평화 등을 위해선 한국, 그 중에서도 대학생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르타 대통령은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일을 하고 돌아온 동티모르 청년들은 발전적인 학습·노동 패턴을 익혔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또 성공적인 길을 걷는다”며 “한국 대학생들이 빈곤국으로 여행·봉사활동 등을 가서 해당 국가의 젊은이들과 만났으면 한다. 또 한국에 온 빈곤국 젊은이들과도 활발히 교류했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 대학생들은 빈곤국의 사정을 상세히 이해하고,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성장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선 대화를 통한 평화로운 해결을 요청했다. 오르타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세계 시민으로서 20여 년 동안 한반도 정세에 주시해 왔다. 남한 국민들의 선량한 의식과, 북한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천안함 사건은 국제법적으로도 용인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남한 국민들의 선량한 생각에도 대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평화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남한 정부는 어렵더라도 (남한이 이룬) 민주주의의 우수함, 경제발전 등을 북한에 계속해서 보여주고 대화로써 사건을 해결해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오르타 대통령은 동티모르의 현 상황,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동티모르는 국민들의 문맹률이 높고, 아직 미발전 된 부분이 많다”며 “그러나 동티모르는 석유자원과 천연가스가 풍부하고, 국민들이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 지난 3년 동안 경이적인 경제적 발전을 달성했고, 10원의 외채도 없다. 5년 내에 도로를 건설하고, 천연 자원을 더욱 개발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적극적 평화로 가는 길: 직접적, 구조적, 문화적 평화와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WCU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연구소는 WCU 사업의 일환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2006년 수상), 리고베르타 멘추 여사(1992년 수상) 등을 초청한 바 있다. 오르타 대통령의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