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인문학 강화 ‘실험’
교양 필수과목으로 지정, 인문학 축소 바람에 역행
교양교육 전담기구 신설...학생 전인적 교육에 초점
사회적 수요를 강조하며, 점차 인문학을 축소하는 대학가 흐름과 달리 경희대가 인문학을 강화하는 교양개편안을 내놨다.
경희대는 9일 교양교육 전담 기구인 ‘후마니타스 칼리지(Humanitas College)’를 설립, 인문학 교육 강화에 나선다. 이에 따라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1년 간 ‘인간 이해’, ‘세계 이해’를 주제로 한 교양과목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아울러 인간·사회·윤리·문화·예술·역사 등의 주제를 7개 영역으로 구분, 재학 중 이 가운데 5개 영역을 반드시 이수토록 했다. 7개 영역은 △생명·몸·공생체계 △자연·우주·물질·기술 △의미·상징·공감 △사회·공동체·국가·시장 △평화·비폭력·윤리 △세계·문화·소통 △논리·분석·수량세계 등이다.
특히 경희대는 이를 신입생 전원이 공통 필수로 이수하는 ‘중핵과목’으로 지정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종교계열 대학들이 해당 종교 과목을 신입생 공통 이수과목으로 두는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경희대와 같은 일반 종합대가 교양과정에 필수 이수과목을 두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강제상 입학처장은 “사회에서는 요즘 대학 졸업생들이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대학의 본질이 무엇이냐를 고민하다보니까 교양교육 강화를 꺼내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문학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다른 대학의 흐름과 대비된다. 사회적 수요가 떨어져 취업률을 제고키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중앙대·동국대·건국대 등이 내부 평가를 통해 인문학 분야를 축소하거나 통폐합 했다. 그러나 강 처장은 “많은 대학들이 특성화를 강조하지만, 특성화 분야란 건 시대 상황에 따라 변화는 것”이라며 “지금의 특성화가 4년 뒤에도 각광받는 분야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에서 개편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가변적인’ 특성화 분야를 좇기보다는 교양교육으로 학생들의 도량을 넓혀주는 게 오히려 낫다는 판단이다.
경희대는 인문학 강화와 동시에 시민교육과 사회봉사도 강화한다. 2학점짜리 시민교육 교과를 개설, 사회봉사(1학점)과 연동할 방침이다. 경희대는 “예를 들어 교양 5영역 과목을 수강한 학생은 학교에서 마련한 다양한 기구에서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된다”며 “대신 학교는 학생들에게 4년간 총 3학점을 인정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간 학생·교수·직원별로 진행해 오던 봉사활동을 통합·지원하기 위한 ‘경희 지구사회봉사단’이 발족된다.
이외에도 자율전공학과가 후마니타스 칼리지로 이관돼 학생들의 융·복합 교양교육을 지원하는 ‘자유교양학 복수전공제’가 실시된다. 또 소수 수강자를 대상으로 한 ‘고전 읽기 자유이수제’도 도입된다. 한 학기 3시간 3학점이던 글쓰기 교과는 2학기 6시간 4학점 과목으로 ‘글쓰기·독서토론’을 강화한다.
이번 교양개편을 주도한 조인원 총장은 “경희대는 이번에 설립되는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새롭게 개편되는 교양교육 프로그램으로 미래의 인재들에게 필요한 능력과 덕목을 길러주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대학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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