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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대학가 토론대회 ‘눈길’
대회 개최 증가세… 고교생 직접 나서기도
현실적 어려움 보완 ‘오프라인’ 가능성 주목

대학가에 중·고등학생이 참가하는 토론대회가 늘어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이후 교육 방향이 성적 중심에서 다양한 분야의 소질 계발로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대학들은 토론대회를 공동주최하거나 장소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각종 토론대회를 주최해온 허경호 경희대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주입식·암기식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토론문화가 부족하다”며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타협과 갈등 해결 등 스스로 생각하고 의견을 펼치는 훈련을 할 수 있다”고 토론대회의 장점을 들었다.

■ 토론대회 증가, 학생교육이 주원인 = 대학들은 예비 대학생인 이들 청소년의 토론문화 습득, 논리적 사고력 함양 등을 토론대회의 장점으로 꼽았다.
 
한국외대와 YTN이 지난 7월 공동주최한 ‘청소년 영어토론대회’는 예선에서 5차에 걸친 토론을 벌여 본선 진출팀을 결정했고, 16강부터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주제 중 절반은 대회 30일 전에 공고된 반면 찬반 입장은 토론 직전 정해졌다. 학생들이 한 가지 주제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머지 절반의 주제는 당일 토론 직전에 발표돼 짧은 시간 동안 팀원들이 협력해 토론 전략을 세우도록 유도했다.

숭실대 역시 교보문고에서 함께 ‘전국고등학생 독서토론대회’를 지난 7월 열었다. 7월 5일부터 19일까지 치러진 예선에서 입론서 제출과 독서력 검사를 통해 본선 진출팀을 선발해 ‘다문화 사회의 공존과 조화’를 주제로 토론 자리를 마련했다.

정철자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생각을 타인에게 논리정연하게 제시하고 상대방의 의견도 경청하는 올바른 토론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숭실대 교육개발센터 신보라 씨도 “토론대회는 예비 대학생들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청소년이 토론대회 개최 직접 나서 = 고교생이 주축이 돼 토론대회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성균관대에서 열린 ‘전국 청소년 경제포럼’과 고려대에서 열린 ‘전국청소년 모의항소심 대회’가 그 예다.

전국 청소년 경제포럼은 민족사관고 경제동아리 ‘ECORUM’이 주관했다. ECORUM이 장소 대여를 요청한 것을 성균관대가 수락했다. ‘세계금융위기의 원인과 해법’, ‘국가간 균형 있는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 등 묵직한 주제들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행정실 직원인 이명구 씨는 “고등학생들에게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대학의 의무”라며 “대학 입장에서도 준비 사항이 많았지만 개최를 허락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균관대 심사위원 섭외, 매스컴 접촉, 강의실 대여, 현수막 제작·설치 등을 맡았다.

고려대에서 열린 전국 청소년 모의항소심 대회도 고교생들이 주도했다. 이선우(대원외고·3), 이동규(용인외고·3) 학생이 앞장섰다. 이선우 학생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학생들을 위한 대회를 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토론은 재판의 실제 케이스를 학생 수준으로 수정된 주제로 진행됐다.

■ 비용·장소 마련 어려움… ‘온라인이 대안’ = 토론대회 개최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참가자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해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에 더해 대회 운영비용 협찬에까지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선우 학생은 “대회를 주최하면서 비용 마련과 장소 섭외가 특히 힘들었다. 장소 대여비가 많이 들어 여러 곳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비용 문제는 토론대회 주제와 관련된 로펌 ‘김앤장’을 직접 찾아가 제안해 해결됐다. 이번 대회에는 SC제일은행도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토론대회 비용은 적어도 천만 원에서 3천만~4천만 원까지 든다. 심사위원 섭외 비용이나 상금 등 비용 규모가 상당해 토론대회 참가비용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토론대회에 기업이 공동 주관하거나 후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그래서다.

허경호 교수는 이 같은 문제 외에 장소 섭외의 어려움도 꼽았다. 그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어렵다. 최근에는 방학 기간이나 주말에도 대학에서 열리는 행사가 많아져 장소 섭외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대안적 토론대회 공간으로 ‘온라인’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시간·공간·재정상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허 교수는 “온라인 토론대회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예선은 온라인, 본선은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식으로 하면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며 “아직은 온라인 방식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단계지만, 앞으로는 오프라인 토론대회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홍 기자 (duncan21@unn.net) | 입력 : 10-09-09 오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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