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신뢰는 변함없습니다. ‘신학대’라는 특수성, 설립 목표의 실현과 같은 핵심 사안들이 반영되지 않은 평가였으니까요. 안타까운 마음도 크지만, 학교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진 것 같아요. 감사한 점도 많지요.(웃음)”
지난 15일 광신대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은 하나같이 따뜻했고 열려 있었다. 누구에게든 웃는 얼굴로 먼저 인사를 건넸고, 타인에게 보탬이 되는 인생을 꿈꿨고,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광신대는 기독교적 사랑을 실천·전파하는 인재를 키운다는 신학대의 기본에 정직하고 충실한 대학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광신대 학생 한명 한명을 통해 정확히 증명됐다.
광신대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지난 7일 발표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30곳에 포함됐다. 그러나 교과부는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 시 신학대 등 특수목적대의 특수성을 일체 고려하지 않고, 일반대와 동일한 범주에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광신대는 설립 목표에 맞춰 엄격하고 성실하게 학생들을 선발·지도해 왔음에도 평가에서 하위에 랭크될 수밖에 없었다.
■신학대 정체성 엄격히 ‘사수’
올해 설립 56주년을 맞은 광신대는 입학정원이 학부 120명, 대학원 209명인 소규모 특수대학이다. 학부에는 신학과, 사회복지상담학과, 음악학과, 국제한국어교원학과, 유아교육과 등 5개 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일반대학원, 신학대학원, 교육대학원, 상담치료대학원, 사회복지대학원 등 5개 대학원도 마련돼 있다. △칼빈주의 신학의 보수와 선포 △성령충만으로 세계 복음화 △경건한 신앙의 생활화를 교훈으로 미래의 목회자, 선교사, 찬양사역자, 교회·사회 봉사자를 양성하고 있다.

광신대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은 엄격한 학생 선발·교육을 통해 신학대로서의 정체성을 철저히 지켜가고 있다는 점이다. 광신대에 방문한 해외 대학 관계자들이 “입학하기도, 졸업하기도 어려운 대학”이라는 평가를 내놨을 정도다. 실제로 광신대는 설립 목표에 부합하는 학생 선발을 위해 세례를 받은 수험생에게만 입학을 허가하고 있다. 또 학생 전원이 재학기간 내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씩 채플에 참석토록 의무화, 기독교인으로서의 기본에 충실한 삶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의 실력·인성 함양에도 각별한 노력을 쏟는다. 이에 따라 광신대 학부생 전원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총 6학기 동안 영어 수업을 필수 이수해야 하고, ‘3품 인증제’에 맞춰 영어·컴퓨터·성경 등 3개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춰야 졸업이 가능하다. 또 희망하는 학생들은 방학 중 학교의 지원을 받아 해외 곳곳에서 진행되는 ‘선교 현장실습’에 참여하며 선교사로서의 비전을 발견하고 키울 수 있다. 이외에도 광신대는 캠퍼스 내에서 흡연한 학생은 자동 퇴학 처리하는 등 생활 지도까지 철저히 실시, 설립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같은 광신대의 특수한 설립 목표, 실천 노력 등이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 과정에서 단 1%도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신학대의 경우 신학과의 규모가 가장 큰데, 소속 학생들이 졸업 후 선교활동을 떠나거나 목회자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취업률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광신대의 경우에도 전체 학부 정원 120명 중 42%인 50명이 신학과에 배치돼 있다.
양회정 총무처장은 “광신대는 직업인보다는 기독교적 봉사자를 양성하는 대학이다. 일반대와 설립 목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좋은 곳에 취업하라’고 가르쳐 본 적이 없다”며 “현재 전 세계 60여 국가에서 광신대 졸업생들이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대표 선수로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데, 이 같은 특수성이나 기여도는 인정받지 못한 채 일반대와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돼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과정에서 교과부는 지방대들이 그동안 지역 발전에 힘써 온 공로 또한 고려하지 않았다. 재학생 충원율이 35%로 가장 높게 반영되면서 지역적 이유 때문에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들이 불리한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불이익을 당한 것은 광신대 역시 마찬가지다.

전남 광주 북구에 위치한 광신대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다. 지역 교회·주민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발전의 초석을 닦고, 교육·봉사로써 보답한다. 이에 따라 광신대는 학내에 평생교육원, 생활한방교육원, 외국인 근로자 성경아카데미, 사모상담전문지도자과정, 한국어교육원, 한국가족치유상담교육원 등의 부설기관을 두고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성경아카데미는 무료로 양질의 한글·한국어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 향상에 직접적 도움을 주고 있다.
◁국제관 조감도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대학인 만큼 광신대에 대한 지역 교회·주민들의 애정도 각별하다. 특히 최근에는 광신대 국제관 건립을 위한 지역 교회·주민들의 기도와 후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관은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며, 현재 45%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완공 후 국제관에는 내·외국인 학생 기숙사, 세미나실, 운동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 광신대 학생들은 물론 최근 급증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처장은 “현 기숙사가 20년 전 지어졌고, 최근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국제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제관 건립을 도와주고 계신 지역 교회·주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광신대는 지역과 상생하며 깨끗하고 성실하게 성장해 가고 있는 대학이다. 이 같은 점이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 과정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아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인터뷰]정규남 총장
“전화위복 기회로 삼을 것
합리적 재평가 기대”
정규남 총장은 “속상한 마음도 있지만, 이번 일이 대학 발전의 발판이 돼 줄 것이라고 생각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올해로 14년째 광신대를 이끌고 있다. 정 총장에 대해 학생들은 “신앙의 선배로서, 인생의 스승으로서 정말 존경할 수 있는 분이다. 총장님을 보면 ‘이 대학에서 믿고 공부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평가했다. 광신대는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대학, 감사가 끊이지 않는 건강한 대학이었다.
- 교과부 발표를 접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학교가 정직하고 성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구성원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가슴이 정말 아팠다. 늘 우리 대학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도와주신 분들께 송구한 마음도 크다.”
- 가장 안타까운 점은
“평가지표 중 교육의 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항목이 전임교원 확보율이다. 대학의 핵심 역할은 양질의 교육으로 사회 발전에 보탬이 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인데, 전임교원 확보율이 높을수록 재학생에게 더욱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전임교원 확보율은 5%보다는 좀 더 비중 있게 반영됐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광신대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전국 20위권으로 굉장히 높다. 이 같은 부분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아 속상하다. 더불어 지난해 지표만을 평가에 활용한 것도 안타까운 점이다.”
- 평가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학 재정의 건전성이 상환율, 등록금 인상 수준 등 2개 항목으로 평가됐는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재정 건전성을 제대로 살피려면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 법인전입금, 부채율, 등록금 의존율 등의 지표도 함께 반영했어야 옳다. 이 같은 지표들이 상환율, 등록금 인상 수준보다 근본적으로 재정의 건전성을 증명할 수 있다.”
- 재평가는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나
“모든 대학을 동일한 범주에서 비교·평가하는 방식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특성·지역·규모 등이 유사한 대학끼리 비교해야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다. 평가지표, 반영비율 등도 개선이 절실하다. 모든 대학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과 같은 평가방식, 평가지표, 반영비율은 소규모 대학, 지방대에 너무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정부의 사려 깊은 정책을 부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처음엔 많이 속상했지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대학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도 든다. 건전한 테두리 안에서 교과부의 요구에 부응하고, 우리 대학의 설립 목표도 지켜갈 수 있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 앞으로도 광신대를 정직하고 성실하게 ‘바른 대학’으로 키워가겠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