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이색 발명품 개발 ‘붐’이 불고 있다. 대학마다 특성화 된 분야를 살려 다양한 이색 발명품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는데 발 벗고 나선 것이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대학들이 다양한 이색 발명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선보이는 이색 발명품은 수산에서 첨단 공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특히 특허 발명품을 개발한 한 교수는 매년 기업으로부터 받는 특허 이술기전료를 학과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으면서 변함없는 제자사랑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산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부경대는 지난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형광 송사리’를 개발했다. 김동수 해양바이오신소재학과 교수가 유전자 변형기술로 개발한 형광 송사리는 바다 송사리의 세포 골격과 근육 수축 이완에 관여하는 유전자 프로모터 영역을 산호의 형광단백질 유전자와 융합시켜 개발했다.
김 교수가 개발한 형광 송사리는 물고기 외부와 내부 장기까지 모두 붉은색 형광을 띄는 송사리와 근육에서만 붉은 형광을 나타내는 송사리 등 2가지 종류. 김 교수는 형광 송사리를 ‘이중 형질전환 불임형광 바다 송사리’라는 정식 명칭으로 최근 특허를 신청했다.
현재 미국에서 형광 어류인 ‘제브라피쉬’가 개발돼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유전자 변형기술로 형광 어류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 김 교수가 개발한 형광 송사리는 해양환경을 감시하는데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바다가 오염될수록 더욱 빨갛게 변하는 특성이 있는 형광 송사리를 대량 생산해 풀어 놓으면 오염 수준을 눈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며 “향후 형광 송사리에 대한 심사기관의 승인을 받아 해양환경 감시용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1997년 유전자 변형기술로 보통 미꾸라지보다 무려 36배나 빨리 자라는 ‘슈퍼미꾸라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물고기 유전자 변형기술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시계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휴대폰이나 두루마리처럼 접어서 갖고 다니는 전자 전공서적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장식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유기 메모리 소자를 최근 발표했다. 이 교수가 얇은 플라스틱 기판에 유기메모리소자를 제작, 종이처럼 접거나 쉽게 휘어지는 메모리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보통 반도체 소자가 실리콘 등 딱딱한 재질의 기판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이 교수는 보통 반도체 소자를 넘어선 얇고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위에 유기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특히 그 동안 유기메모리소자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장시간 사용에 따른 정보 저장능력 저하와 반복된 동작으로 생기는 기능 저하도 이 교수가 극복했다. 이번 개발로 ‘손목 휴대폰’, ‘티셔츠 컴퓨터’, ‘두루마리 전자책’ 등 마음대로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차세대 전자제품 개발에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이 교수는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비휘발성 유기메모리소자 개발로 향후 10년 이내에 차세대 전자제품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유자재로 접거나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휴대폰이나 전자책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매년 기업으로부터 받는 특허 이술기전료를 대학원 장학금으로 마련해 눈길을 끄는 ‘발명가 교수’도 있다. 장민수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투명도전막 및 그 제조방법’을 특허로 등록해 실용기술로 발전시켰다.
이 특허 기술을 접한 한 회사는 장 교수에게 20년간 매년 800만원씩, 총 1억 6000만원을 연구기술 이전료 명목으로 지급키로 했다. 장 교수의 특허 기술은 이 기업에서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자동차 앞 유리에는 사용할 수 없던 후면유리의 열선을 투명하게 만들어 열선방식이 아닌 유리전면에 장착하는 것으로 빛을 발했다. 이 제품으로 습기, 성애, 얼음으로부터 운전 중 전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차량 유리 개발이 가능해졌다.
장 교수는 기업으로부터 매년 들어오는 특허 이전기술료를 ‘Jang’s Lab 장학기금’으로 설립했다. 벌써 네 번째를 맞는 이 장학금은 10일 물리학과 대학원생 4명에게 100~200만원씩 모두 7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장 교수는 “특허 이전료 덕분에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게 돼 기쁘다”며 “공부할 의지가 확실하고 세계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 장학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