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정치위원장 조성식
대학사회에서 전임교원은 특혜와 반칙을 거머쥐고 대학을 지배하는 승리자이었던 반면에 비정규교수는 어떠한 특혜도 없는 사회적 약자였고 수많은 반칙으로 사회적 양극화의 피해자로 전락한 패배자였다.
비정규교수들은 대학의 본질인 ‘연구와 교육’을 전임교원과 똑같이 해야 하고 또한 지금까지 대등하게 담당해온 실제적으로는 엄연한 대학사회의 주체이었다. 비정규교수가 대학사회의 엄연한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도적, 사회의식적으로는 일용잡급의 노동자로 취급되어 대학의 핵심주체에서 배제되고 소외되고 탄압받고 착취받아 왔다.
이러한 사실은 올해 교과부에 대한 교과위의 국정감사 과정에서 보도된 전국의 대학 시간강사 실태현황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전임교원은 각자 연구실을 갖고 연구도 교육도 마음 먹은 대로 할 수 있는 반면에 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정규교수들은 연구실이 없기 때문에, 있더라도 사실상 전임교원의 수준에 비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연구도 교육도 전임교원만큼 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비정규교수에 대한 도서대출도 연구실의 극심한 대비처럼 전임교원에 비해 열악한 처지에 있다. 게다가 비정규교수는 현격한 임금차별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노동자의 임금이 일반적으로 정규직노동자에 비해 1/2 수준인 반면에 비정규교수의 임금은 전임교원의 1/5~1/6에 불과하다.
올해 교과부에 대한 교과위 국정감사 과정에서 보도된 전국의 대학 시간강사 실태현황이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 몇 년 전부터 그러한 실태현황을 꾸준히 제기하고 그런 실태현황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교과위와 교과부에 그런 정책적 대안반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태현황이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비정규교수의 처우개선과 권익향상을 상기시키고 있어 긍정적이다.
그러나 상기시키고 있다는 것 그뿐이다. 앞서 언급한 교과위, 교과부의 한계를 생각하면 전국의 대학 시간강사를 포함한 비정규교수에 대한 교과위나 교과부의 입장은 매우 제한적이다. 교과위나 교과부는 여전히 대학비정규교수를 승자사회의 이해관계와 기득권을 보장하는 사냥감이며 희생양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위나 교과부는 대학의 연구력, 교육력을 발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발전의 동력을 강화해가자고 그렇게도 외치면서도 정작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지름길은 외면해왔다. 비정규교수들에게 교원의 법적지위를 부여하는 것만 대학의 연구력을 향상시키고 대학교육의 역량을 높힘으로써 국가발전의 동력을 강화하는 최상의 정책이다. 비정규교수의 법적지위를 복원하면 먼저 심각한 임금격차가 없어진다. 많은 비정규교수들이 학기중에도 방학중에도 연구와 교육에 무관한 생계형 활동을 해왔는데 이제는 오직 연구와 교육에 진력할 수 있지 않는가? 게다가 연구공간이나 도서대출에서도 어떠한 차별행위를 받지 않으면 더 나은 연구, 더 좋은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는가?
이제는 교과위나 교과부가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사학재단이나 전임교원의 기득권을 넘어서 대학 연구와 교육을 정상화 하여 국가발전의 동력을 극대화하는 입장에서 비정규교수에게 교원의 법적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물론 이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것만이 대학발전의 지름길이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