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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국감으로 본 국립대 현주소
전형료 유용·비리직원 솜방망이 처벌…도덕불감증 '심각'
발전기금·국고지원 서울대 지방대 간 '양극화' 현상 뚜렷

2010년 국정감사에서도 국립대의 도덕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립대는 대입전형료를 유용하고 비리직원을 솜방망이 처벌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발전기금과 국고지원은 올해도 서울대에 편중돼 있어 서울대와 지방대 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 국립대 도덕불감증 여전 =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일부 국립대가 학생선발 과정에 써야 할 대입전형료 수입을 엉뚱한 곳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대는 2010학년도 입학전형료 수입 중 8700여만원을 전기요금·전화세·수도세·연료비 등 공공요금을 납부하는 데 사용했다. 올해뿐 아니라 2008년 1억1900만원, 2009년 1억400만원 등 최근 3년간 전형료 3억여원을 공공요금으로 납부했다.

충남대는 대입전형료를 공공요금은 물론 직원 해외연수비로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대는 △2008학년도 1억200만원 △2009학년도 9400만원 △2010학년도 8200만원의 전형료 수입을 학교의 전기세·수도세·전화세 등으로 사용했다. 또 해마다 700만~1100만원이 넘는 전형료 수입을 대입관리자 해외연수 경비로 사용했다.

액수는 △2008학년도 798만원 △2009학년도 1135만원 △2010학년도 748만원이었다. 임 의원은 “충남대·충북대의 경우 직원 해외연수비용이나 공공요금 지출 항목을 없애면 전형료를 20~3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대학은 비리를 저지른 직원에 솜방망이 처벌을 해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국공립대에선 총 99건의 부패공직자가 적발됐고, 45명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 가운데 충남대는 징계처분을 받은 총 30명 가운데 단 2명만 중징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대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종합감사 결과 징계사유 20건에 50여 명의 징계요구가 있었지만 실제 징계처분은 단 한 명도 받지 않았다.

■ 발전기금 ‘양극화’ 뚜렷 = 국립대 발전기금의 ‘양극화’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국립대 발전기금 총액의 절반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1457억원의 발전기금을 모금, 국립대 발전기금 총액(2825억3189만원)의 51.6%를 차지했다. 전남대가 25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경북대(230억원, 8.2%) △부산대(212억원, 7.5%) △강원대 (203억원, 7.2%) 순으로 발전기금을 많이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발전기금이 가장 적은 곳은 43억원(1.5%)를 거둬들인 충북대였다. 1위를 차지한 서울대와의 발전기금 모금액 차이는 무려 34배나 됐다. △경상대 52억원(1.8%) △제주대 103억원(3.7%) △충남대 119억원(4.2%) △전북대 151억원(5.4%) 등도 비교적 발전기금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발전기금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대학별 편차가 심하다”며 “편차를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기금을 투명하게 관리토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극화 현상은 국고 지원에서도 나타났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영남지역 국립대는 서울대와 대비할 때 재정 지원 홀대가 심각하다”며 “3년간 국고 지원액 편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창원대는 국고 지원액이 지난 2007년도 432억원에서 2009년도 615억원으로 2년간 18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폭은 2년간 서울대가 3626억원(2007년)에서 5527억원(2009년)으로 무려 1901억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9.6%에 불과했다. 경상대는 국고 지원액이 2007년도 1054억원에서 2009년도 1349억원으로 29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학생 1인당 국고 지원액이 감소한 대학도 있다. 부산대는 학생 1인당 국고 지원액이 2007년도 913만원에서 2009년도 754만원으로 159만원가량 줄었고, 경북대는 학생 1인당 국고 지원액이 2007년도 804만원에서 2009년도 780만원으로 24만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지방대 졸업생에 대한 투자는 지역 경쟁력의 핵심 문제”라며 “어려운 지역일수록 더 많은 지원을 해 주는 것이 국민의 세금을 쓰는 원칙이 돼야 하는데 이는 국립대에 대한 지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 등록금 오르고 교육 여건은 제자리 = 한편 등록금은 오르면서 교육의 질은 낮아져 지적받은 대학도 있다. 경북대는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을 도입한 후 의학계열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경북대는 의전원 도입 직전인 2004년에 비해 3.2배 수준인 855만원의 등록금을 올려 의전원 전환 국립대 중 등록금 인상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교육여건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여건 지표인 의학계열 전임교원 확보율을 살펴보면, 2004년 90.4%에서 2010년 83.6%로 오히려 낮아졌고,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8.8명에서 9.5명으로 늘어났다. 안 의원은 “전문대학원 전환 후 등록금은 3.2배 올랐는데, 교육여건은 오히려 심각하게 열악해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10-15 오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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