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 이하 사립대총장협)가 22일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사립학교진흥법’(이하 사학진흥법)의 추진 현황과 계획을 논의하는 제5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이기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회장과 김한중 연세대 총장을 비롯해 80여 개 사립대 총장들이 참석했다.
김영길 사립대총장협 회장은 사립대 교육의 발전적 협의체계 구축과 사립대간 교류·상호협력 증진을 강조했다. 특히 세미나 안건인 사학진흥법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사립대총장협은 세미나에 앞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사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 입법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사립대학 육성을 위한 건의문’(이하 건의문)을 마련했다. 회장단이 기초한 건의문 초안은 세미나에서 참석 총장들의 토론을 거쳐 정식 채택됐다.
이와 관련, 이기수 대교협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사립대가 펀드에 투자했다 수백억 원의 손실을 낸 것에 대한 질의가 많았다”며 “대교협 회장으로 질타를 많이 받았지만, 그만큼 사립대의 재정 여건이 어렵다는 점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 재정지원 입법촉구 목소리 높아 = 사립대 총장들은 한 목소리로 사립대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 입법을 촉구했다. 사립대총장협은 건의문에서 “사립대에 일정 비율 이상의 정부 지원을 하고 있는 외국에 비해 국내에선 사립대에 대한 정부 지원이 법적으로 전무하다”며 “국립대와 형평성을 이루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립대에 대한 재정적 지원 입법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사립대총장협은 또 “국가 재정 지원이 확보되지 않아 사립대 재원의 상당 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립대의 낮은 재정자립도는 결국 학생들에게 등록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대학 역시 등록금 상한제 등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대학평의원회(이하 평의원회)와 개방이사 제도의 완화도 주문했다. 사립대총장협은 심의기구인 평의원회는 자문기구로, 개방이사 추천 비율 등은 대학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평의원회는 교무회의에서 심의된 사항을 다시 심의해 원활한 행정 운영에 차질을 빚는다. ‘자문기구’ 역할로 전환할 것을 건의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개방이사추천위원회 과반수를 평의원회가 추천하고, 의무적으로 전체 이사의 1/4 이상을 개방이사로 추천하는 내용 역시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사학법 대안’ 사회적 수용 중요 = 세미나에서는 현행 사학법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총장들의 고민이 묻어났다. ‘사학진흥법 추진 현황 보고 및 추진계획’을 주제로 발표한 이남식 전주대 총장에 따르면, 사립대총장협이 추진해온 사학진흥법과 함께 한국사학법인연합회가 마련한 ‘사학법 전부개정법률안’(대표발의 조전혁 의원, 이하 전부개정안)이 발의 준비 중이다. 전부개정안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사회적 거부감이 없는 방향의 사학진흥법이 필요한 상황.
전부개정안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평의원회·개정이사 제도 폐지 △학교법인의 학교장·임원 선임시 제한 철폐 △법인·학교 회계 통합 및 이사장 예산 편성·집행권 인정 등을 골자로 한다. 투명성과 공공성 제고를 내건 사학법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이다.
이 총장은 사회적 수용 가능성을 우선 살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학법이 대학 발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국민 정서와 사회적 공감대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전부개정안이 사학법 부정으로 일관하는 반면, 사학진흥법은 사학법의 기본 정신인 투명성과 공공성을 지키며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이라 큰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부개정안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정’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기존 사학법과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은 사회적 충돌이 야기될 우려가 크다. 사립대총장협이 추구하는 방향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한국사학법인연합회와 각각의 발의안을 조율해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한명섭 기자 prohanga@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