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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출도 ‘고강도 검증’ 해야
“갈수록 경쟁구도” 인사청문회 수준 강화 주장
"대학 특수성 감안 자정작용에 맡겨야" 반론도

대학가 총장 선출이 치열해지면서 보다 강력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상 소견발표회, 정책토론회 등으로 진행되는 선출 과정을 인사청문회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총장 선출은 10여 명 가까운 후보가 출마하는 등 경쟁구도가 뚜렷해졌다. 현재 총장 선출 과정을 진행 중인 원광대는 9명이 입후보했고, 내달 9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는 고려대도 9~10명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8일 선출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동국대 역시 예년을 웃도는 숫자의 총장 후보들이 등록할 전망이다.

‘상아탑의 명예직’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총장직이 ‘CEO형 총장’으로 대체될 만큼 관념 자체가 바뀌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고강도 검증 주장은 투명성 제고에 힘이 실린다. 기존 연구실적 위주 검증 외에 △재산관계 △병역관계 △위장전입 등의 사안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총장의 도덕성은 대학의 명예와 직결된다는 논리다. 서울 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총장직 수행 후 장관급 공직에 진출하기도 하지 않는가. 아무 탈 없이 총장으로 임명됐는데 공직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다면 대학 입장에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기술적’으로는 인사청문회 수준의 총장 검증 절차가 가능하다.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규정 또는 학교법인의 관련 학칙에 절차를 명시하고, 회계법인 등에 위탁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문제는 많은 교수들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한다는 점. 지도자에 대한 높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방향 자체엔 동의하면서도 대학 내부 자정작용을 믿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검증의 포커스를 대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입장이나 교육철학에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뒤따랐다. 대학 총장에게 공직자와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역시 무리란 지적이다.

고려대 교수의회 박진우 의장은 “고려대 총장 선출은 교수의회의 예비심사, 총추위 심사, 법인의 최종 선임까지 3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마다 반복해 걸러내므로 충분히 대학사회 내부의 ‘자정작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광대 김정중 교수협의회장도 “서류·면접심사와 3차례의 공개토론회, 후보들에 대한 구성원 설문까지 진행돼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수준의 검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를 구성하는 주체의 문제도 걸림돌이다. 동국대 박순성 교수회장은 “총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제도화하더라도 누가 담당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결국 동료인 교수들이 맡는다면 제대로 된 검증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형식적 인사청문회가 된다면 자신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알리바이나 면죄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총장 후보자 추천선거를 치른 경북대 검증소위원회에서 활동한 전현수 교수(사학)도 “국립대, 사립대를 막론하고 검증 주체 역시 동료 교수들이기 때문에 100% 객관적 검증이 가능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장관급 공직자와 대학 총장은 영향력의 범위가 다르고, 대학의 특수성도 감안돼야 하기 때문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10-29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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