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캠퍼스 신설·이전을 추진하는 대학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학내외 갈등으로 난항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대학들은 학교의 장기적인 성장, 특성화를 위해선 캠퍼스 신설·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이 어떻게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캠퍼스 신설·이전작업을 마무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외대 금정캠퍼스 조감도
■내부 문제로 ‘급제동’
지난달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캠퍼스 신설·이전 추진으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대학은 부산외대, 연세대 등이다. 우선 부산 남구의 부산외대는 구성원들의 지지 하에 오는 2013년 1학기 학교 전체를 금정구로 이전할 계획을 수립, 올해 말 금정캠퍼스 신설에 착공키로 했으나 최근 급제동이 걸렸다. 설계업체와의 계약에 차질이 발생한 사실이 발견되면서 9월말 캠퍼스 이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던 실무자들이 한꺼번에 학교를 떠났기 때문이다.
현재 해임된 직원들의 자리는 비어 있고, 설계업체와의 계약 수정도 쉽지 않아 부산외대 금정캠퍼스는 연내 착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송향근 부산외대 기획처장은 “2013년 이전이라는 큰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며 “착공이 당초 예상보다 1~2개월 정도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계획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송도캠퍼스로의 이전이 확정된 언더우드국제대학(UIC)·의예과·치의예과 등의 학생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해당 학과 교수들은 대부분 송도 이전에 대한 대학측의 뜻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아직 좀 더 많은 대화·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UIC 소속 한 학생은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교수님들의 말을 듣고 학교가 송도캠퍼스에 쏟는 노력을 보면서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UIC가 송도로 꼭 가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혹시나 UIC의 입지가 낮아질까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강대는 대학 본부가 신설을 추진 중인 남양주캠퍼스에 공학부·자연과학부 등 이공계 학부를 이전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당 학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 같은 소문에 대해 대학 본부측은 적극적인 반박 의사를 표명, 이공계 학부 이전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해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서강대 공학부 한 교수는 “지금껏 대학 본부와 이공계 학부 구성원들이 모여 남양주캠퍼스 이전에 관한 논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더불어 이공계 학부 이전에 관한 소문이 퍼진 이후 이종욱 총장, 유기풍 산학부총장 등 주요 보직자들이 ‘서울캠퍼스에 있는 기존 학과들이 이전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에 걸쳐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지자체 등 외부 반발로 ‘진땀’ 지차제·지역주민 등 외부 반발로 캠퍼스 신설·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중앙대, 인하대 등이 대표적이다. 중앙대는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하남시에 캠퍼스를 신설, 현재의 안성캠퍼스를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나 안성시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안성시에 따르면 지역주민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선 중앙대 안성캠퍼스 유치가 바람직하다고 판단, 1970년대 말 사유지를 헐값에 캠퍼스 부지로 내줬다. 또 안성시는 중앙대 구성원, 캠퍼스 인근 주민을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원룸촌, 창업보육센터, 대학 마을 등을 조성했다. 그간 중앙대 안성캠퍼스에 전폭적 지지를 해왔던 시와 지역주민들 입장에선 대학이 이전할 경우 지역 상권의 붕괴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안성시는 지난 9월 말 ‘중앙대 이전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 중앙대 안성캠퍼스 이전을 본격적으로 저지하고 나섰다.
황은성 안성시장은 위원회 발대식에서 “중앙대 이전 계획이 백지화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앙대는 안성캠퍼스 이전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대 안성캠퍼스 관계자는 “중앙대는 오는 2018년 개교 100주년에 맞춰 세계 100대 명문대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울과 거리가 가까운 하남시로의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안성시·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학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회유했다.
인천 송도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인 인하대도 지역주민들의 반대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인하대가 공대 등 일부 단과대를 송도캠퍼스로 이전키로 했으나, 현 캠퍼스가 위치한 인천시 남구 용현동 일대 주민들이 지역 경기침체 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현동 일대 주민 6000여 명은 지난 7월 인천시 남구청에 인하대 송도 이전 반대에 관한 서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인하대 인근 상인 김경란(가명)씨는 “일부 학과라고는 해도 학생들이 (송도로) 옮겨가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게 될 테니 걱정스럽다”며 “지난해 인천대가 송도로 이전한 후에 근처 상인들이 굉장히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들어서 걱정이 더욱 크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청운대·동우대학도 각각 인천 청라지구, 원주 문막으로의 일부 학과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대·인하대와 마찬가지로 청운대·동우대학 인근 주민들 역시 지역 상권의 붕괴에 대한 우려가 가장 주요한 이전 반대 이유다.
청운대 관계자는 “장기적인 대학 발전을 꾀하고, 학생 모집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일부 학과의 이전을 계획·추진 중에 있다”며 “학교의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이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