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8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최근 정운찬 총장의 고교 간 학력차는 사실이며 학생선발은 대학에 맡겨야 한다는 발언을 문제삼고 이를 집중 추궁했다. 또 더 나아가 의원들은 서울대의 고교등급제 의혹까지 제기하며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총장은 고교등급제 옹호 사실과 서울대의 고교등급제 적용을 부인하면서 대학에 학생선발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끝까지 고수했다.
하지만 의원들이 서울대 국정감사의 상당 시간을 정 총장의 발언만 문제 삼고 나서자 이는 국정감사의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비난도 제기됐다.
| ▲ 답변하고 있는 정운찬 총장/한명섭 기자 |
의원들이 정 총장의 발언을 문제삼은 이유는 정 총장의 발언이 자칫 대학들의 고교 등급제 적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충분히 오해될 수 있다는 점. 따라서 의원들은 정 총장의 발언이 경솔했음을 지적하면서 정 총장의 고교등급제 찬성 여부와 서울대의 고교등급제 적용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지병문 의원(열린우리당)은 "고교등급제 등과 관련된 최근의 정 총장 발언은 우리 교육현실에서 서울대 총장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상징적인 위치를 감안할 때 적절하지 못한 경솔한 발언으로 본다"면서 "내용적으로도 현행 교육정책상 금지되고 있는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것을 두고 고육지책이었다고 발언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의원(한나라당)은 "최근 3년간 서울대의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지역간, 고교간 학력 격차가 분명히 드러났다"며 "교육부가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고 발표한 사립대와 차이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정봉주 의원(열린우리당)은 다른 의원들보다 한 층 수위를 더해 정 총장을 몰아세웠다. 정 의원은 "서울대의 입시요강을 보면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면서 "서울대가 특목고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비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 수능비중을 적용했던 지난 2002학년도에 특목고 출신이 7.6%이던 것을 33.3%의 수능 비중을 적용했던 2004학년도에는 9.7%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정의원은 서울대는 교육부의 정책과는 반대로 수능 비중을 확대하고 내신을 축소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 ▲ 김영숙 의원이 준비한 자료를 설명하며 질의하고 있다./한명섭 기자 |
정의원은 "서울대는 교육부 정책과 반대로 가고 있는데 서울대 총장이 맞는지 교육부총리가 맞는지 명확히 해달라"면서 "만일 서울대 총장이 맞으면 교육부총리가 책임을 지고 교육부총리가 맞으면 서울대 총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정 총장은 고교등급제를 옹호한 사실이 없으며 또 서울대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총장은 대학에 학생선발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입장은 재차 강조했다.
정 총장은 "지역만 보고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하지만 현재 학생 선발시 변별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돌려줄 것과 3불정책을 재검토 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서울대와 교육부의 교육정책은 결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서울대 총장의 발언에만 집중되면서 상당 시간이 소모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창달 의원(한나라당)은 "75분 동안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정 총장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많은 시간에 달한한다"며 "서울대 전반에 대한 감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몽준 의원(무소속) 역시 "이 곳은 국정감사 자리인 만큼 서울대의 장기 발전 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