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명공학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당당히 입증한 황 교수. 황 교수는 창의성, 애국심, 성실성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며 이를 통해 국민소득 2만불의 ‘바이오 코리아’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황 교수는 연일 계속되는 강연 요청과 행사, 인터뷰 등으로 연구에 지장을 받는다고 판단, 앞으로 인터뷰와 공개강연 등의 행사를 자제하기로 했지만 본지 500호 발행을 맞아 특별히 인터뷰에 응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줄기세포 복제 성공 이후, 최근에는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가.
“현재는 복제 돼지를 이용한 바이오 이종 장기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이종 장기는 사람과 다른 종인 동물에서 얻어낸 장기를 말하며 사람에게 이식해 장기를 치료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연구는 세포매개반응과 만성거부반응을 없애는 것에 집중돼있다. 이 부분만 해결되면 동물의 장기를 부작용 없이 사람들이 이식받아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고 우리의 생명공학 기술은 또 다른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장기 치료라면 인공장기나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도 있는데 왜 굳이 동물, 그것도 돼지의 장기인가.
“기계식 인공장기를 개발해 장기를 대체하는 것은 아직까지 완벽한 기능을 가진 인공장기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나라 등 현실적으로 봤을 때, 장기를 기증받기 원하는 사람은 다수지만 장기를 제공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해 필연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 바이오 이종 장기는 바로 이 같은 한계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돼지는 인체와 가장 유사한 동물이다. 또 돼지는 한 번에 6마리에서 12마리까지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다산성 동물이며 사람이 장기를 이식받았을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감염원이 적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줄기세포 복제는 세계적인 찬사와 경이를 받은 동시에 윤리적인 측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 생명공학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도 높아졌는데 이에 대해 말한다면.
“반대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반대 이유를 귀담아 듣고 그것을 교훈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생명공학이 사회과학, 철학, 윤리학 등과 만나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한 어린이를 만난 적이 있다. 사고를 당해 척수가 완전히 손상돼 재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생명공학은 이처럼 사람들에게 다시 꿈과 생명을 갖게 하는 것인데 생명공학이 부도덕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생명공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결국 인간복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복제는 가능하다고 보는가.
“과학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복제를 위해서는 수많은 대리모가 필요한데 대리모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복제된 개체는 정상일 가능성보다는 기형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부작용이 있다. 그리고 줄기세포 복제가 성공했을 때, 인간복제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가치를 가질 수 없게 됐다. 또 인간복제 연구 시도도 무력화됐다. 한창 인간복제에 대해 연구하던 과학자들도 지금은 조용한 상황이다. 결국 줄기세포 복제가 생명복제의 한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생명공학 뿐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대해 말한다면. 또 과학 기술과 관련한 이공계 위기는 어떻게 보는가.
“영국의 재무장관인 브라운 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 과학기술을 벤치마킹 하려면 한국을 보라고. 그만큼 우리의 과학기술은 훌륭한 수준을 자랑하는 것이다. 다만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이 모든 연구자들이 만족할 만큼 흡족한 것은 아니다. 이는 국가가 정해진 재원 내에서 지원을 해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분야 선정과 평가들은 객관성 있게 잘 진행되고 있다. 이공계 위기의 경우 만일 우리만 그렇다면 그것은 우리의 과학 기술 정책이 문제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이공계 위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이공계 학생에 대한 대통령 장학생제도, 학비지원, 해외훈련 기회의 확대 등처럼 동원 가능한 방법들을 통해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과학자 이전에 대학 교수로서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을 어떻게 보는가.
“먼저 내 자신부터 반성하고 싶다. 과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건강하고 쓸모 있는 인재로 길러지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만 말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대학 교육은 체계적인 교육의 내실화가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점이나 개선돼야 할 사항들이 모두 정책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수들이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더 키우고 그들의 교육을 위해 애쓰는 등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책전문가들은 교수들과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세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대학신문의 독자들인 대학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또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대학 구성원들은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는 선택된 사람들이다. 따라서 대학 구성원들은 사회와 국가에 보답해야 한다. 사회에 봉사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향후 특별한 계획은 없고 연구와 실험에만 전념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