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가명·18)는 드럼이 좋았다. 아는 형들의 밴드에 참가해 가끔 무대에도 섰다. 다니던 학교는 일찌감치 그만뒀다. 적성을 알아주지 않는 학교는 답답한 곳이었다. 그러나 학교 밖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교 중퇴’의 딱지가 붙어 꿈을 펼치기 어려웠다. 거리를 떠돌던 장호는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학생이 됐다. 대안학교인 이 곳이라면 자신을 알아줄 것 같아서였다.
올해 8월 검정고시에 합격한 장호는 자신과 꼭 닮은 삶을 다룬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초대됐다. 탄광촌에서 어려운 형편과 각종 편견을 극복하고 꿈을 이뤄나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수많은 배우들이 함께 연기하는 웅장한 무대를 보며 장호는 다시 가슴이 뛰었다.
9일 한동대에 따르면, 경북 포항의 대안학교 청소년자유학교 학생과 교사 40명이 최근 서울에서 공연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특별 관객으로 초대됐다. 제작사인 ‘매지스텔라’가 이들을 직접 초청했다. 학교란 틀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희망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학교 부적응 청소년을 위한 이 학교는 지난 2001년 문을 열었다. 김윤규 한동대 교수가 교장을 맡았고, 50명 넘는 한동대 학생들이 교사가 됐다. 입학생에게 등록금을 받지 않아 교사들의 보수는 없다. 무료 봉사학교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교육과정만큼은 모범적이다. 경북 교육청으로부터 위탁교육기관으로 정식 지정돼 부적응 청소년의 보금자리로 자리 잡았다.
청소년자유학교 입학생은 정규 중·고교 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이다. 재학 중인 27명은 모두 다니던 학교에서 퇴학당했거나 중퇴를 생각하고 있다. 교칙을 어겨 징계를 받았거나 집단 따돌림 등으로 적응에 실패해 학교에서 나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꿈은 있다. 특히 장호처럼 공연예술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많다. 이번 뮤지컬 관람도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고 학교 측은 전한다. 직접 학생들을 인솔한 김 교수는 “학생들 중 이미 노래나 악기, 춤으로 길거리 공연 등에 참여한 경우도 있지만 이번 관람은 학생들에게 좀 더 큰 무대를 보여줘 의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