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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이사장 “세종시 들어갈 필요 없다”
세종캠 이전 논의 중단… 총장선임 후로 미뤄질 듯

김정배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이 “(세종캠퍼스가) 굳이 세종시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 당시 ‘재검토’ 입장을 밝힌 고려대가 더 이상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세종시 입주 무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10일 고려대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최근 학보 ‘고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캠퍼스 건립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입주 무용론을 제기했다. 그는 “세종시 건설계획이 달라지면서 부지 비용이나 제공 면적, 투자 혜택 등이 상당히 바뀌었다”며 “(세종시 입주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투자해온 세종캠퍼스에 자금을 투입하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관계자들은 “공식 입장이 아닌 김 이사장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정안 부결 이후 교무회의에서 세종시 입주 계획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향후 대응책에 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이흥식 고려대 세종캠퍼스 기획처장은 “고려대 공식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은 각 구성원이 의견을 내놓는 단계”라고 전제한 뒤 “세종시 입주가 세종캠퍼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수정안 부결로 인센티브는 많이 사라졌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아 미래지향적으로 보면 (세종시 입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진택 고려대 대외협력처장은 “가고 싶다는 의사 표현만으로는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캠퍼스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세종시 입주 여부는 본부가 결정하기보다는 세종캠퍼스가 앞장서고 본부와 법인이 승인 내지 협조하는 방향이 적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문제의 핵심은 재원 확보 여부다. 고려대는 저가(3.3㎡당 30~40만 원대)로 캠퍼스 부지를 제공받기로 한 수정안에 따라 세종시 입주를 적극 추진했었다. 그러나 수정안이 부결되며 이 같은 혜택은 모두 사라졌다. 원안에는 인센티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처장은 “현재로선 토지 자체를 현금으로 주고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재원이 마련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처장도 “원안을 토대로 2007년 체결한 MOU 내용과 기한 등을 살펴 결정해야 하지만, 재원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배경에는 총장 선임 과정을 진행 중인 고려대의 ‘과도기’적 상황이 깔려있다. 결국 세종시 입주 여부는 차기 총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가 들어선 후에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설명이다.

고려대 한 관계자는 “정치판으로 치면 일종의 ‘레임덕’ 시기다. 총장 임기 말에는 새로 사업을 벌이거나 주요 현안을 결행하지 않는 게 대학가 관례”라며 “이사장 발언의 비중이 크긴 하지만 새로 선임되는 총장 의중이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11-10 오전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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