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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대학생, 대학에 적응 힘들다
선행학습 부족·문화적 차이··· 중도 탈락률 30% 육박
학교 탈북학생 체계적 관리 안돼··· 안정적 지원 필요

최근 서강대 한 강의실에서 중학교 수준의 영어 강의가 열렸다.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에서 수준 낮은 강의가 진행돼 의아할 법 하지만, 실은 특수한 이들을 위한 배려다. 영어 강의가 생소한 탈북 대학생을 위해 개설된 수업이라서다.

서강대 김영수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에서 온 학생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서강대도 필수로 들어야 졸업이 되는 영어 강의가 5과목 이상인데 탈북 학생들에겐 힘든 일”이라며 “학교에서 탈북 학생이나 외국인이 들을 수 있는 영어 과목을 따로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의 중도 포기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은 28.4%로 일반 대학생의 6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탈북자 특별전형(정원외)으로 비교적 쉽게 입학하지만 입학 후 학교 적응이 쉽지 않다. 기초 수학 능력 부족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부적응 때문이다. 대학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입학 후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대학들의 탈북자 출신 대학생 관리는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중앙대 학사운영팀 관계자는 “탈북 학생들을 특별히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며 “탈북자 학생들을 특별 관리할 경우 오히려 그들의 신분이 공개될 수 있어 더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도 “탈북 학생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있다. 그러나 인력이나 재정 등 현실적인 문제들로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런 환경 탓에 탈북자 출신 대학생 대부분이 기초 학습 부족으로 대학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어나 외래어 사용에서 오는 괴리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 강의는 탈북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많은 대학들이 영어 강의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수업을 이수하지 못한 경우 졸업이 힘들게 돼 있다. 탈북 학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외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 박유정 연구원은 “탈북 출신 학생들은 선수 학습 내용이 없기 때문에 대학에 와서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그 중에서도 영어 학습에 가장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탈북 학생에 대한 이해 부족도 문제다. 열매나눔재단 심하림 과장은 “교수들이 탈북 대학생들에 대한 이해 없이 이들에게 수업 태도·적극성·취업 경쟁력 등 전형적인 학생의 모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탈북 대학생에 대한 교수나 학교측 이해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은 늘고 있지만 그들을 위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외대의 경우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서 탈북 학생들에 대한 △심리 검사 △(학교 적응 관련)특강 △리더십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차원이 아닌 부설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박유정 연구원은 “탈북 학생들과 꾸준히 접촉하며 도와야 한다. 그러나 학교 상황에 따라 예산 규모가 달라지고 연구소에서 하는 다른 사업들도 병행해야 해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며 “학교 본부 차원에서 먼저 협의돼야 안정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송아영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11-19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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