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경 칼럼
박의경
[박의경 칼럼] 전남대 정치외교학 교수
G20정상회의가 종료됐다. 이틀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고, 나름대로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한다. 한국은 이제 세계를 이끄는 국가가 됐다고 한다. ‘리더’는 여러 측면에서 남보다 앞서 나가는 자를 의미한다.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여러 수치에서 상위에 존재하고, 국내외 여러 분야에서 발전하고, 자유와 평등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나라를 주요 국가라 부를 수 있다.
얼마 전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2010년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순위를 발표했다. 수년 동안 25위에서 30위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1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G20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순위 상승이다. 인간개발지수는 평균수명·국민소득·교육수준 등을 지수화해서 평가한 경제적 부의 척도다. 인간개발지수 평가에 포함되는 국가 수는 130여 개국에 달한다. 이 중 30위권에 드는 국가를 상위국이라고 평가한다. 이번에 10위권으로 올라선 것은 그야말로 약진이라 할 수 있다.
인간개발지수와 함께, UNDP는 각국 여성 관련지수도 발표하고 있다. 2010년부터 UNDP는 여성권한척도를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로 대체해 각국의 성불평등성을 측정하기로 한 바, 여기에는 모성사망률·청소년 출산율등 생식건강부문·여성의원 비율·중등 이상 교육을 받은 인구 등 여성권한 부문, 경제활동 참가율 등 노동참여 부문 등을 평가한다.
2010년 발표된 성불평등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20위를 기록했다. 이 중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3.7%(세계 평균은 18%, 북유럽 국가 평균은 43%), 중등 이상 교육을 받은 여성 인구 비율은 79.4%(남성은 91.7%),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4.5%(남성은 75.6%)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성격차지수(GGI)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34개국 중 106위였다. G20정상회의 의장국에 걸맞은 여성의 위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교육 등 일반적 분야에 대해서 대한민국은 약진한 것이 틀림없으나, 정치·경제 등 정책결정·의사결정 분야에 있어서 여성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바로 드러난다. 10여 년 전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면서부터 OECD는 한국의 문제점은 여성 인력 활용에 있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OECD 평균 여성 인력의 정치·경제 참가율에 비해 한국의 여성 인력, 특히 고학력 여성 인력의 활용률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가의 경쟁력은 국가 전 부문을 전반적으로 균형 있게 평가한다. 다른 분야가 아무리 잘나가도, 한 분야에서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사회의 발전과 국가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타 분야와 다르게 여성 부문이 불균형을 이뤄 온 데는 정치·문화적 이유가 존재한다. 남성 중심으로 움직이는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상황에서, 국가 발전도 남성 중심적 전략으로 움직여 왔던 것이다. 남성 중심적 국가 발전은 자연스럽게 여성 분야을 하위 순위에 두게 했다. 그 결과 여성 분야는 언제나 다른 분야의 하위로 인식돼 선결과제에서 배제되거나 최하위에 위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21세기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목전의 과제로 대두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도 목에 걸린 가시가 됐다.
여성 문제나 소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선진국에 진입하는 국가는 없다. 다원사회·다문화사회가 화두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이고, 이는 OECD 가입국이자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세계를 이끌어가는 차세대 글로벌 리딩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필수 과제다. 이제 여성 이슈는 사회발전의 척도이자 선진국 진입지수로서도 평가될 수 있는 사안이며, 여성정책은 민족 문제나 계급 문제 등 여타 사회적 이슈와 동등한 중량감을 주는 사안이다. 전략적 선택이니, 선결문제니 하는 것은 위계질서 구조가 자리 잡고 있었던 권위주의적 가부장 사회의 잔재에 불과하다. 모든 사회적 이슈의 동시적·병렬적 해결구조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관건이다.
박의경 칼럼 | 입력 : 10-11-22 오후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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