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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입학사정관제 공통기준 위반 ‘의혹’
권영길 의원 “어학성적·수상실적 전형요소 포함됐다”

고려대(총장 이기수)가 2011학년도 수시 1차 모집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명시한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이하 공통기준)을 어겼다는 의혹이 24일 제기됐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이 공개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고려대는 수시모집 요강 중 입학사정관전형인 ‘세계선도인재전형’의 제출 서류에 ‘공인 외국어 성적, 수상 증빙’을 포함시켰다. 면접고사의 경우 “외국어 능력(에세이 작성 능력 포함)을 테스트할 수 있음”이란 내용도 있다.

공통기준인 ‘공인 어학 성적, 교외 수상 실적 등의 배제’ 방침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의원은 “지원 자격에서 없앤 대신 전형 요소에서 외국어 관련 ‘스펙’을 요구한 것이다. 공통기준에 걸린다”며 “사실상 외고 학생들을 우대하는 전형이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제외돼야 마땅하다”고 힘줘 말했다.


▲고려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수시모집 요강. 입학사정관전형인 ‘세계선도인재전형’·‘과학인재전형’의 ‘공인 외국어 성적’과 ‘수상 증빙’ 항목이 “해당자는 제출 가능” 표시가 돼 있다.

고려대 입학처 홈페이지(http://oku.korea.ac.kr/)에 올라와 있는 ‘2011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이 전형에 대한 공인 외국어 성적과 수상 증빙 항목 제출 여부에 대해 “해당자는 제출 가능”이란 표현을 썼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공인 외국어 성적, 교외 수상 실적이 ‘제출 가능’하다고 규정한 것은 기업 채용시의 ‘우대 사항’과 유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 자체의 모순과 맞닿아 있는 문제다. 특정 기준 없이 수험생의 자질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입학사정관전형을 계속 시행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려대는 수시모집 요강을 확정짓기 전 이 전형의 공인 외국어 성적과 교외 수상 실적 등 지원 자격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배성한 고려대 선임 입학사정관은 “수험생들의 지원 기회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관련 기사 참조>

그러나 실제로는 지원 자격에서 이를 없애면서 제출은 가능토록 해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면서도 ‘필수’ 항목에서는 제외시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놨다. 때문에 “수험생의 지원 기회 확대가 아닌 전형료 수입 확대나 다름없다. 입학사정관전형 관련 재정 지원도 덩달아 챙겼다”는 의혹이 쏟아진다.

여타 대학과의 형평성 시비도 일 전망이다. 권 의원은 “연세대, 성균관대의 경우 고려대와 비슷한 케이스였던 ‘글로벌리더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제외시켰다. 고려대 사례가 ‘무늬만 입학사정관전형’임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대교협이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점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또 세계선도인재전형 외에 ‘과학영재전형’도 일종의 ‘특목고 전형’이라며 입학사정관제 관련 국고 지원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 부실 운영 실태가 드러난 대학들에 대해서는 국고 회수 조치를 하고, 대교협에도 책임을 물어 내년 입학사정관전형 사업 관리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대 입학처는 이에 대한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입학처,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들과도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역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11-24 오후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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