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화두는 '구조조정·교육중심'
구조조정 본격화 된 해...‘연구’보다 ‘교육중심’ 강조
입학사정관제 기준 마련, 제도 안착 위한 과제 남겨
2010년 고등교육계를 장식한 핵심 이슈는 입학사정관제와 구조조정, 그리고 교육이었다. 상반기에는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대입문제가 화두였다면, 하반기는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시기다. 그리고 상·하반기를 통틀어 ‘교육중심’이란 말이 회자된 한 해였다.
포문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열었다. 지난 3월 안병만 당시 교과부 장관이 입학사정관제 공통기준의 필요성을 밝혔고, 대교협이 이를 받아들여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을 내놨다. 제도 정착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던 사교육 유발요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공통기준은 △공인어학성적 △교외 수상실적 △영어 구술·면접 점수 등을 주요전형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입학사정관제는 현 정부 교육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요소다. 초·중·고 교육이 대입제도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는 문제에 착안, 대입부터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로 장려되고 있다. 제도 도입은 이전 정부에서 이뤄졌지만, 이를 확대·발전시킨 주체는 현 정부다. 최근 대입 수시모집에선 입학사정관제가 대표 전형으로 굳어지고 있다.
당분간 입학사정관제는 확산될 전망이다. 현 정부의 제도정착 의지가 단호하기 때문이다. 제도의 확산과 안착에 기여하는 대학에 이점을 제공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관건은 공정성 확보에 달렸다.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한 서류조작·특혜 의혹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진택 전국입학사정관협의회장(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제도 초기이기 때문에 한 대학이 잘못하면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는 모든 대학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학사정관제의 성패는 대학이 사회적 책무성을 다 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입학사정관제로만 우리 교육계를 개혁할 순 없다. 특히 향후 2016년을 기점으로 대입 학령인구가 급감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가 시급하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사(史)에서 2010년은 대학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부차원의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대학에서도 자율적인 정원감축이 진행됐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식은 정보공개를 통한 시장의 선택이다. 학자금 대출제한대학도 같은 맥락에서 명단이 공개됐다. 교과부는 지난 9월 총 30개 대학을 대출제한대학으로 발표하며, 해당 대학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이들 중 7개 대학이 재평가로 구제를 받았지만 명단에 포함된 대학은 사실상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히게 됐다.
대교협도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게 됐다. 대학 인증평가가 그것이다.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2014년부터는 인증 여부에 따라 정부재정지원사업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대학들로서는 인증평가를 안 받을 수 없다. 인증평가를 ‘또 하나의 구조조정 신호탄’이라고 지칭하는 이유다.
이런 구조조정 방식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본지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정보공시를 강화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시장의 선택에 의한 구조조정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며 대학가에선 교육보다는 연구가 중시됐다. 대학평가에 의한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연구실적이 강조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류가 본격적으로 바뀐 시점이 올해다. 정부차원에서는 교육역량강화사업,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사업이 진행됐다. 대학별로도 상대적으로 연구에만 치우쳤던 무게중심이 교육으로 옮겨지는 해가 됐다.
최근 ‘강의 컨설팅’을 받는 서울대 교수들이 급증한 게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서울대 교수학습센터가 지난 2001년부터 시행한 ‘강의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최근 4년 사이 급증했다. 도입 초기 5~6명에 불과하던 신청자가 지난해 92명으로 늘어난 것. 이일하 서울대 교수(생명공학부)는 “그간 연구에만 집중하면서 교육을 등한시 한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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