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치료제로 사용되는 한방재료인 ‘목단피’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국내 교수진에 의해 규명됐다.

배현수 경희대 교수<사진> 연구팀은 지난 4년 동안 ‘조절 T세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천연 한약재를 찾아내기 위해 집중 연구, 목단피에 함유된 성분인 메틸 갈레이트(methyl gallate)가 조절T세포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조절T세포가 증가할수록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억제돼 생체내의 항암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고, 빠른 속도로 암을 증식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해 왔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270여종의 한약재를 일일이 확인했고, 목단피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면역력 유무에 따라 메틸 갈레이트의 항암효과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메틸 갈레이트가 암세포에 직접적으로 항암작용을 하지 않고 면역력을 갖춘 정상적인 동물에게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만, 면역력이 결핍된 동물에게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다른 항암제와는 달리 면역력 유무에 따라 항암작용도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독성을 일으키는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한약재인 목단피에서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한약재를 이용한 차세대 항암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4년간 교과부와 연구재단의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면역학 저널(Journal of immunology)> 12월호(12월 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