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대학들이 관계법령의 미비를 틈타 국외에 분교를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사학진흥재단이 국외분교 설립규제를 풀어 대학들의 해외 진출이 용이토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29일 오후 4시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연 ‘2010 사학진흥포럼’에서 이영환 한국사학진흥재단 교육경영연구TF팀장은 ‘국외분교 설립 및 운영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정책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팀장은 우선 국외분교의 설립유형으로 △해외분교 △교육원·연구소 △캠퍼스 등으로 나누고 “조사결과 국·공립 및 사립(전문)대학 중 108개교가 국외 진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지만, 법적인 문제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규약이 강해 실제로 대학들이 해외 진출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이에 대한 이유로 대학들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교비회계 활용을 불허하고, 국내대학 설립기준과 동일한 4대요건 확보를 요구하는 것을 꼽았다.
우선 해외분교에 대해 “교비회계를 활용할 경우 사립학교법까지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해외분교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완화시키는 특례조건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원과 캠퍼스 설립에 대해서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교지·교사·교원·수익용 기본재산과 같은 ‘4대 요건’을 충족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학은 그리 많지 않다”며 기준 완화를 요구했다.
또한 대학의 재산관리 부분에서는 “해외직접투자 개념을 도입해 대학 재산관리를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안정성을 확보를 위해서 계정과목을 신설하는 한편, 대학들의 국외 진출을 지원하고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담기구 신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의 주장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김유진 홍익대 기획부처장은 “교육원 및 캠퍼스의 회계는 교비회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동의하는 한편 “시설의 일부를 해외에 설치·운영하는 형태로 교과부장관에서 신고만 하면 되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분교에 대해서는 “독립체산제의 성격으로 보고 산학협력단 회계처럼 별도로 분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토론자로 나선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국외분교 설립운영을 완화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송 교수는 “국내상황이 어렵다고 국외로 진출해봤자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리 많지 않다. 적극적 장려가 아니라 제한적 허용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분교 설립에 대해서는 “사실상 별개의 독립된 대학이기 때문에 현지국가의 대학 설립 법령을 충족하는 한 교과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지만, 국내대학이 교비회계나 법인회계에서 유출되지 않는지를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 국가의 상황에 달리 기준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개발도상국에 분교를 설립하는 경우와 선진국에 분교를 설립하는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편, 이 팀장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세부사항들을 조율하고 내년 1월말에서 2월쯤 확정할 계획”이라며 “국무회의 통과 후 효력을 발휘하면 대학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역할 변경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사학재정지원 기구에서 국공립대학 모두를 다루는 교육경영지원 전담기구로 바꾸고, 가칭 ‘한국교육경영재단’으로 이름도 바꿀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교육경영의 필요성과 지원전략’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