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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후유증... 올해 대학살림 ‘타격’
교육역량강화사업·ICL 등 핵심정책 예산 ‘삭감’
교과부 대책마련 분주…실효성은 ‘미지수’ 지적
2011년 대학살림이 지난해보다 가난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8일 국회에서 예산안이 졸속 통과되면서 정부 고등교육 사업 예산이 누락되거나 삭감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교육역량강화 분야, 든든학자금(ICL) 등 교육과학기술부가 핵심정책으로 내세웠던 사업들의 예산이 축소돼 대학교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교과부 핵심정책 예산 ‘줄줄이’ 삭감 = ‘2011년 교과부 예산 및 기금운용 계획’ 초안에 따르면 고등교육 전체 예산은 지난해 5조 548억원에서 417억원 감소한 5조 131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대학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 2600억원(2010년)→2570억원(2011년·30억 삭감) △국가장학지원사업 9961억원→7136억원(2835억원 삭감)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 지원사업 326억6200만원→326억3900만원(2300만원 삭감) 등 대부분 대학교육·장학금 관련 예산이 깎였다.

특히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의 예산 삭감이 눈에 띈다.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이하 ACE사업)’은 대학의 교육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MB정부 핵심 지원사업이다. 대학정책의 기조가 연구중심에서 교육중심으로 옮겨오면서 중점 추진됐다.

그러나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은 30억원이 삭감됐고, ACE사업은 당초 9~10개교까지 추가 선정하겠다던 교과부 의지와는 달리, 4개교(150억)로 한정됐다. 120억원은 신규 선정 4개교에 할당되고, 30억원은 지난해 사업비가 적게 지원됐던 대학에 추가 배분된다. 상임위에서도 9~10개교까지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예산안 강행처리로 반영되지 못했다.

■ ‘든든학자금’ 이자예산↓ 등록금 부담 ↑= 예산안 졸속처리 여파는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든든학자금’, ‘저소득층 장학금’ 등이 포함된 국가장학지원 예산이 9971억원에서 7136억원으로 2835억원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내놓은 ‘든든학자금(ICL·취업 후 학자금상환제)’ 의 이자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든든학자금의 이용률이 당초 정부 예상보다 저조하자, 줄어든 이용자 수에 맞춰 예산을 책정한 탓이다.

지난해 든든학자금 이용자 수는 1·2학기 총 22만명(전체대상자 220만명)에 불과했다. 낮은 이용률의 원인은 5.2%라는 ‘고금리’였다. 높은 금리를 낮추기 위해선 든든학자금 이자지원 예산을 늘리거나, 한국장학재단 채권 보증 재원을 늘리는 방안 등이 제시된다. 그러나 올해 편성된 예산을 살펴보면, 이자지원 예산은 작년(2010년) 3015억원에서 올해 1117억원으로 무려 1898억원이 줄었다. 든든학자금을 담당하는 한국장학재단 보증재원은 상임위에서 배정됐던 1300억원 예산 전액이 삭감됐다.

심지어 예산안 졸속 처리 과정에서 매년 예산안과 함께 통과됐던 ‘한국장학재단 채권 국가보증동의안’ 마저 누락돼 든든학자금의 대출금리 인상 우려도 나오기도 했다. 장병완 민주당 의원은 “국가보증동의안 누락으로 한국장학재단은 국가보증이 없는 상태에서 ‘무보증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며 “무보증채권은 보증채권보다 발행금리가 높아 대출받는 학생들의 대출금리가 상승해 이자 부담이 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차상위계층 장학금 중단, 근로장학금 소폭 증액 = 다행이 지난해 미지급된 기초생활수급자 1000억원 장학금 예산은 확보돼 올해 1월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차상위계층 대학생에게 지급되던 국가장학금은 올해 1학기 지급을 끝으로 중단된다. 차상위계층 장학금은 2009년 2월 추경을 통해 도입될 당시 한시적(2011년도 1학기까지)으로 운영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저소득층 지원 효과가 큰 이유로 상임위에선 이를 연장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됐었다. 이 역시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국가근로장학금도 지난해보다 60억원이 증액됐지만, 상임위에서 논의됐던 180억원 증액분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히려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줄어든 액수란 지적이 나온다. 2009년도 930억원에서 2010년엔 180억원이 삭감된 75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증액 액수가 6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20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실 곽민욱 비서관은 “상임위에서 저소득층·차상위계층 장학금을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됐지만 결국 근로장학금 60억 증액에 그치고 말았다”며 “하지만 근로장학금도 2009년에 180억원을 삭감한데서 올해 60억원을 늘린 것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줄어든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곽 비서관은 “기초생활수급자 1000억원 장학금도 작년에 이미 집행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제대로 예산이 배정되려면 작년에 미지급된 예산을 포함해 2000억원은 증액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예산안 후폭풍 외국인 장학생도 ‘타격’ = 가난해진 대학 예산안의 후폭풍은 정부가 초청한 외국인 장학생에게도 불어 닥칠 전망이다. 정부가 ‘2012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을 유치한다’며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에 따라 추진한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지원사업’ 예산도 올해 삭감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26억6200만원에서 326억3900만원으로 2300만원이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국인 장학생 수를 늘리기보다 이들의 관리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지난해 2010명 지원 금액과 같은 예산을 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장학생들의 ‘장학기간 연장’에 대한 예산이 누락돼 석·박사과정의 장학기간을 연장하려던 외국인 장학생들은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학사 지침에 따르면 석사는 6개월, 박사는 1년까지 연장 장학지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연장기간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사업비를 집행하는 국립국제교육원에선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안에 유학 기간을 연장할 학생들에 대한 지원금이 반영되지 않아 지원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지원 사업 예산 삭감에 대해선 일부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교과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차질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GKS(Global Korea Scholarship) 사업 내에서 사업 간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해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교과부는 “한국에 우호적인 글로벌 인재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정부초청 장학생 사업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충족한 장학기간 연장 신청자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도록 GKS 사업간 비용 이전 등으로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부실한 예산’ 교과부 대책마련 ‘고심’ = 이 처럼 예산안 강행처리의 여파가 곳곳에서 드러나자 교과부가 뒷수습에 나섰다. 각 부서에선 삭감된 예산에 따른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ACE 사업 소관 부서인 교과부 대학선진화과에선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비를 일부 ACE사업에 전용, 지원대학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이다. 대학선진화과 관계자는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대학을 88개교에서 80개교정도로 줄이고, 남은 예산을 ACE사업에 전용해 신규 선정대학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비를 활용해서라도 ACE사업 선정 대학을 좀 더 늘리겠다는 뜻이다.

가장 논란이 됐던 ‘든든학자금’과 관련해선 대학장학지원과에서 ‘기업어음증권 발행’을 통한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금리인상 우려와 달리 2011학년도 1학기 금리는 기존(5.2%)보다 0.3% 낮은 4.9%로 인하됐다고 발표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정부 경제정책이 전반적으로 저금리 정책으로 가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학자금 대출금리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난학기에도 0.5%금리를 인하했지만 이용률에는 변화가 없었다. 0.3% 금리 인하가 얼마나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와 실효성은 논란은 여전하다.

대학장학지원과 남혁모 행정사무관은  “사실상 이자지원 예산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금리 인하 방안이지만 제한된 예산에서 방법을 찾다보니 기업어음증권 발행안을 고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채권 보증 동의안 누락으로 학자금대출 금리인상이 우려됐던 부분에 대해서도 강병삼 대학장학지원과장은 “국회 본회의 때 국회 동의를 얻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여진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1-07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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