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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박철 한국외대 총장

친애하는 외대가족 여러분!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1년은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서 친숙해진 토끼의 해입니다. 꾀로서 위기를 벗어나는 <별주부전>의 토끼와, 보름달 계수나무 아래 불로장생의 선약(仙藥)을 만드는 설화 속의 토끼, 항상 다정한 한 쌍으로 그려지는 민화 속의 토끼는 우리에게 지혜와 장수, 화합의 가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외대가족여러분께서는 이와 같은 덕목에 힘입어 소망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우리대학에게도 구성원들의 지혜와 화합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대학을 주시하는 사회적 시선이 매우 엄정해졌으며 대학을 둘러싼 제반 환경 역시 지각변동에 가까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언론사가 중심이 된 기존의 대학평가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인증평가가 실시되며 그 결과에 따라 정부의 행ㆍ재정적 지원이 연계될 예정입니다. 작년에 강행된 정부의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명단발표는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대학의 정보공개제도 또한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 대학 간 경쟁은 기업의 적자생존 논리를 무색하게 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2016년부터 본격화될 학령인구의 감소는 우리와는 거리가 먼 일부 대학들의 고민처럼 들리지만, 대학가 전체에 무한경쟁논리와 구조조정의 변혁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또한 냉엄하게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대학이 여하한 상황에서도 상아탑 본연의 학문적 가치를 망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학의 순수성을 보존한다는 것이 자칫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불가피한 경쟁마저 회피하는 안일함의 면죄부로 오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과 시류를 알고 대응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방식을 마련하는 것은 요즘과 같은 전환기에 놓인 개인이나 집단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태도일 것입니다. 대학도 사회의 구성체인 이상 시대적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변화를 직시하는 혜안과 경쟁을 헤쳐 나가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지난 시절 대학의 특권만을 그리워하는 안이함은 우리 모두가 피해야 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발전을 위한 생각과 방안에는 구성원들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오늘날 대학을 둘러싼 현실인식에서만큼은 서로가 기꺼이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외대가족 여러분!
 
저는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 안정과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대학은 지난 2007년부터 가동해 온 <외대비전 2016>에 의거하여 연구, 교육, 행정 등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이중전공제도와 졸업인증제 등을 통해 학사분야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팀제와 연봉제실시 등 행정 분야의 혁신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특히 대학국제화 분야에서는 여러 차례의 외부기관 평가를 통해 부동의 국내 최고 명문임을 사회적으로 승인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쯤에서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힘들지만 가야만 하는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 분야에서 최근 몇 년간 국내 최고수준의 인센티브시스템과 국내외 학술대회 참가지원프로그램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국제학술지 게재를 골자로 하는 연구력 강화방안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대다수 교수님들께서는 이 방안의 학술적 취지와 정책적 시의성을 인정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문적 고유성의 침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제도란 무엇보다도 구성원 상호간의 신뢰와 믿음에 근거해야 올바른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안이 학문적 고유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시행과정에서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일 것을 말씀드리며, 저 또한 제도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당부 드립니다. 
                 
양 캠퍼스 균형발전과 건설사업은 우리대학의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진행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서울캠퍼스는 사회과학관 리모델링 완공에 이어 지하복합시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가 종료되면 비좁은 공간 때문에 불편했던 캠퍼스 생활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용인캠퍼스는 개교 30주년을 계기로 글로벌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한 후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이면 천혜의 자연환경에 위치한 아름다운 기숙사가 학생들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기숙사 완공에 이어 캠퍼스 중앙부지에 최첨단 멀티미디어 신본관을 건설하여 글로벌캠퍼스의 지형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래 대학의 시설은 다른 주요대학들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올해에도 서울과 글로벌캠퍼스를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재조성하기 위한 안정적 재원마련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2011년에는 외대인의 복지에 한 층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복지는 대부분의 경우 예산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교내 수익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외부의 발전기금 유치를 위해 힘껏 뛰겠습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를 구현하겠습니다. 또한 최근 가동된 교우회관 건립사업은 기존의 학교복지 개념을 재학생과 교직원에서 동문과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한 차원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모든 외대가족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 드립니다.


사랑하는 외대가족 여러분!   


전환기에 놓인 국내의 대학들은 대부분 도약과 퇴보의 기로에 놓여있으며, 외대도 예외는 아닙니다. 전통명문사학으로 지난 57년간 명성을 이어온 우리대학이 한 차원 높은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외대가족 여러분께서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학교발전은  제도적 안정과 구성원 상호간의 신뢰와 믿음에 기초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을 거듭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모든 외대 가족 여러분께서 올 한 해 동안 건강하시고 풍성한 은혜를 받으시길 빕니다. 또한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평화와 행복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10-12-30 오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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