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봉급을 떼어 제자들을 뒷바라지하던 교사가 퇴직 후에는 자신의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계속 전달해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군산대 전신인 군산사범학교 졸업생 정연택<사진 가운데> 씨. 정 씨는 1962년 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단에 첫발을 내디딘 후 35년간 매월 봉급의 10%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돕는 데 써왔다. 이 기간 동안 정 씨의 도움을 받은 제자들만 4백여 명에 이른다.

정 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퇴직 후에도 모교인 군산대 후배들을 위해 장학회를 만들었다. 그는 1998년 군산상고 교감으로 명예퇴직하면서 퇴직금의 10%로 장학기금을 조성했다. 정 씨는 3천만 원을 출연해 매년 발생하는 이자 수입으로 경로효친 사상을 갖추고 품행이 올바른 군산대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왔다.

‘사랑장학금’이라 명명된 이 장학회는 정 씨와 자녀들이 힘을 합쳐 만든 것이라 특히 의미가 깊다. 모교를 위한 장학회 창설이 꿈이었던 정 씨는 현직에선 불가능하다고 판단, 명예퇴직을 택해 퇴직금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퇴직금의 10%인 2500만 원으로 장학회를 시작하려 했으나 자녀들이 500만 원을 보태 3천만 원을 채웠다.

군산대는 30일 정 씨의 뜻이 담긴 올해 사랑장학금을 재학생 조은실(일어일문학·2), 이정미(세라믹디자인학·2), 채수권(전자공학·1) 씨에게 수여했다. 대학 측은 “장학기금을 조성한 정 씨와 그 자녀들의 사연이 알려지며 많은 학생들을 위한 ‘밀알’이 된 사랑장학금의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동문학가이자 시조시인인 정 씨는 지금도 서해대학 강사 등으로 출강하며 청소년과 만학도들을 가르쳐 귀감이 됐다. 그동안의 봉사활동이 널리 알려져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을 비롯해 성균관장이 수여하는 ‘오늘의 스승상’을 받았고, MBC라이온스 봉사대상 교육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