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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총장은 허수아비’ 굴욕의 탈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 총장실 점거 철회
“실권력 있는 사람과 대화하자” 점거지 교체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해고 조치에 대항, 총장실 무기한 점거 농성에 돌입한지 9시간 여 만에 점거지를 교체했다. 총장에게 사건 해결을 위한 실질적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일 오후 6시경 총장실에서 빠져 나가는 장영태 총장.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이하 공공노조) 서부지부 소속 홍익대 비정규직 조합원 140여 명은 3일 오전 9시 총장실 앞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에 의하면 홍익대는 최근 용역업체 2곳에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용역비 단가로 3개월간 계약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용역 업체는 입찰 포기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고, 최근 홍익대는 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70여 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 같은 홍익대의 결정에 반발, 노동자들은 총장실 앞을 지키고 앉아 장영태 총장과의 대화를 시도했으나 장 총장은 시종일관 이를 거부했다. 총장실에 갇혀 하루 종일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장 총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 4시 30분경. 당시 장 총장은 지병을 핑계 삼아 휠체어를 타고 총장실에서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노동자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반전은 오후 6시경 일어났다. 노동자들이 장 총장이 아무런 힘이 없는 ‘허수아비’라며 총장실 점거를 철회키로 한 것. 공공노조 홍익대 간부는 “홍익대 총장은 허수아비다. 따라서 총장의 답변을 듣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총장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실질적인 책임·권한이 있는 사람과 다시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장 총장은 현장에 와 있던 마포경찰서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빠져나갔다. 휠체어를 타야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는 2시간 전의 이야기와는 달리, 장 총장은 두발로 재빠르게 정문을 향해 걸었다.

총장실 점거를 철회한 직후 공공노조는 사무처로 점거지를 교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숙희 공공노조 홍익대 분회장은 “홍익대가 고용 승계, 노동 조건 개선 등에 합의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1-01-03 오후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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