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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 왜?'
홍익대 등 몸살… 아웃소싱 시스템이 근본적 원인
전문가들 “대학이 책임지도록 제도화·입법 필요하다”

최근 대학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청소노동자들이 최저 임금, 열악한 근로조건 타개를 위해 노조를 결성하며 대학 측과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수차례 되풀이되는 것을 보며, 대학 내외에선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 홍익대, 노조 결성에 학내 갈등 ‘심화’

현재 대학가에서 청소용역직원들은 대학과 용역회사 간 계약에 의해 근무하고 있다. 이른바 ‘아웃소싱’ 시스템이다. 이들은 최저 임금 혹은 그 이하의 대우를 받고 있다. 욕설과 막말 등 비인격적인 처사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기도 한다.

대학가에서 가장 최근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된 곳은 홍익대다. 이숙희 공공노조 홍익대 분회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을 일하는데 한 달에 75만원을 받았다. 점심시간과 휴게시간에도 학교밖에 나갈 수 없었다”며 “근무 중 학교 직원들로부터 폭언을 들었고, 휴게시설엔 빗물이 샜다. 여러 가지 요인들을 개선하고자 지난해 12월 2일 노조를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 결성 이후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량 해고 조치됐다. 홍익대·용역업체 간 계약 만료가 이유였다. 전성표 사무처장은 “우리는 간접 사용자로 용역직원들을 해고한 적이 없다. 단지 용역업체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것뿐”이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홍익대의 설명에 노조는 ‘대학 측엔 원청사용자로서의 책임이 있다’며 반발, 이달 3일부터 대학 본관 점거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 승계 보장, 근무 환경 개선 등이 목표다. 그러나 농성 5일차를 맞은 7일 현재까지도 대학·노동자 간에는 어떠한 협상도 이뤄지지 않아,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숙희 분회장은 “홍익대가 고용 승계, 근로조건 개선을 받아들여 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 동국대 등도 유사한 일 겪어

홍익대에 앞서 노조를 출범한 동국대, 연세대 등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우선 동국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29일 노조를 출범했다. 최저임금과 열악한 고용환경이 원인이었다. 이후 동국대는 지난해 11월 30일 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대학 본부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동국대 관계자는 “고용승계는 용역업체·노동자 간 문제다. 또한 동국대에서는 지난 십여 년 동안 고용승계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학교에서도 나름대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조치는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농성을 지속했고, 동국대는 지난 2일 고용승계를 약속하고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연세대 노조 역시 지난해 12월 15일 총무처에 항의 방문해 5시간 동안 점거 농성을 벌였다. 기존 업체들과 교섭을 하는 도중 연세대가 새로운 입찰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입찰공고 내용도 ‘연장근무 강제조항’, ‘정년단축’등 기존 단체협약보다 불리했다. 김경순 공공노조 연세대 분회장은 “청소노동자들은 물건이 아니다. 우리가 많은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학교 측이 우리에게 대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 대학도 책임지도록 제도화 필요

현재의 아웃소싱 시스템으로는 고용 승계, 처우 문제로 학내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대학은 청소노동자의 고용 여부를 좌우하는 실질적인 사용자임에도 용역업체·노동자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그렇다고 대학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토록 하자니, 학교 측에서 비용 급증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웃소싱 시스템은 유지하되, 대학에서 책임을 지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장희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대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청소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제화가 시급하다.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와 4대 보험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직접 고용이 무리라면 당사자들 간 접점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대학이 용역계약 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상당하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본래 파견법의 목적은 급박한 경우에 한해 임시직 업무를 최소한 이용하는 것이었다”며 “현재 입법취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파견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어 입법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 역시 “입법 미비로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는데 파견법을 보완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민현희·김재홍 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1-01-07 오후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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