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서원학원에 임시이사를 파견하는 과정에서 관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교과부가 파견한 임시이사 중 상당수가 현대백화점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서원학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서원대는 지난해 8월부터 8명 전원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교과부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2009년 1차로 4명의 임시이사를 파견한데 이어 2010년 8월에 최종 4명의 임시이사를 추가 파견했다.
■ 청주고·청주대 출신 임시이사 일색 =
그런데 임시이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총 8명 가운데 6명이나 경청호 부회장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다.
대부분이 경 부회장과 청주고 또는 청주대 동문이거나 현대백화점 소속 인사다. 교과부가 임시이사 파견 과정에서 현대백화점이 학원 인수하는 데 유리하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대목이다.<표 참조>
총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준호 이사와, 임시 이사장인 김병일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총 4명은 현대백화점 경청호 부회장의 동문으로 모두 청주대 또는 청주고를 졸업했다.
안진홍 이사는 현대 회계담당 법인 공인회계사이며, 서강대와 인하대 교수 출신인 임시이사 2명은 현대백화점측 추천을 받아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원대 한 교수는 “임시이사인 모 교수는 파견 왔을 당시 현대 추천을 받았다는 말을 스스로 했다”고 말해 이런 의혹에 설득력을 더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부에선 “현대백화점의 학원 인수에 앞서 교과부의 임시이사 파견 과정부터 명확하게 해명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수회장 직무대행인 김성렬 교수(교육학과)는 “임시이사 중 과반 이상이 현대백화점 경 부사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다. 교과부는 어떤 과정으로 이 임시이사들을 파견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과부 "특정인물 파견 안 해" = 이에 대해 교과부 사립대지원과 관계자는 “교과부가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임시이사를 파견하지 않는다”며 “경 부사장과 임시이사들의 출신교가 우연히 일치한 것을 두고 일부 교수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 실제 현대백화점 그룹 관련자는 없다”고 해명했다.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준호 임시이사도 이런 의혹에 대해 “임시이사는 교과부 장관이 복수 추천하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한 기업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파견된 임시이사들의 연고지가 비슷하다보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이미 현대백화점이 임시이사회를 통해 학교운영에 개입,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무리한 인수조건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무조건 따르라는 식으로 인수 동의를 얻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서원학원 인수 의사를 유보해오다 지난해 말 서원학원 구성원들에게 ‘인수 조건부 요구안’을 제시, 이를 따르면 인수하겠다며 구성원 동의를 구했다. 그 결과 대다수 구성원들이 찬성표를 던졌고, 지난 4일 현대백화점은 “서원학원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요구안에 무리한 조건들이 담겼다는 것이다. 경청호 부회장은 ‘인수 조건부 요구안’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서원학원 구성원들에게 △구성원들은 인사문제에 절대 개입하지 말 것 △교수회 등 학내단체는 학교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행위를 삼갈 것 △학원인수 전에 인수조건이나 마스터플랜(학원발전계획)의 제출을 촉구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이 요구에 따르면 정상화가 되더라도 학내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이 불가하다.
■ 현대百, 무리한 조건 제시하며 인수 추진 = 김성렬 교수는 “서원학원 구성원들을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소집해 무리한 인수조건을 제시하고 무조건 만장일치로 현대백화점의 인수를 결의하라고 했다”며 “정이사 선임은 공정한 공개 모집 절차를 전제로 이뤄져야 하는데, 현대백화점은 독점적 위치를 확보한 상태에서 왜곡된 방법으로 학교를 차치하려고 편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대백화점이 서원학원을 인수하고 정상화 되는 것은 모두가 바랐던 일이다. 하지만 3번이나 이사장이 바뀌는 등 아픔을 겪었던 서원학원이 제대로 정상화되기 위해선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른 재단 영입과 정이사 선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의 학원 인수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임시이사회는 빠르면 상반기에 서원학원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대백화점 외에 서원대의 수십억 부채를 해결해 줄 대상자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19일에는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고, 박인목 전 이사장의 항소심이 결정되는 6월 이전에 사분위에 정상화 방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