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가짜 박사학위 파문 여파로 학계에 외국박사학위 검증시스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은 올해 3월 신임 교수 임용시부터 한층 강화된 검증시스템을 도입, 선보였다.
대학들은 박사학위 소지 지원자의 경우 해당 대학에 팩스나 이메일을 보내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넘어 유학시 해외 거주나 학업 수료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하는 등 학위의 진위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전남대는 올해부터 교수 채용과정에서 ‘전공문답세미나’를 실시, 지원자의 실질적 지식을 파악해 채용점수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 채용 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논문(질적 수준, 게재 건수), 연구실적 등을 명문화하기로 내부회의에서 결정했다.
영남대는 학과별 심사와 외부 심사를 거친 뒤 대학본부가 직접 검사하기 위해 외부인사가 포함된 ‘심사분석위원회’가 지원자에 대한 최종 면접 시행 및 재심사, 임용유보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건국대는 교수 지원자의 해외 논문 경우 해당 국가 학술 기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 진위여부를 파악하고 있고 해당 과목에 대한 자료를 직접 받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해외대학 박사학위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학술재단 측이 단순히 신고만 받고 통계를 낼 뿐 학위를 확인하지는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름 있는 외국 대학의 학위는 판단할 수 있지만 비영어권 박사학위는 진위를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것.
국가청렴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외국 가짜박사학위와 관련, 교육당국에 철저한 제도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며 “대학마다 자체 기준이 다르지만 수차례 검증을 통한 교수 채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명대 교원인사팀 기태희 팀장은 “앞으로 교수 채용 시 비영어권의 경우 그 나라 말로 공개강의를 준비하게 할 예정”이라며 “이젠 학위 파악 시 해당 국가 교육기관에 직접 연락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 대학 관계자는 “외국대학 석·박사 학위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인증 프로그램은 아직 체계화되지 못했다”며 “실제로 해외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정부는 철저한 평가 시스템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음대 총장 Z씨 등과 짜고 교수와 국내 음대생 1백20여 명에게 모두 25억원을 받고 가짜 석·박사 학위를 지급한 D씨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현재 학술진흥재단에 따르면 한해 평균 8천여 명의 이상의 박사가 배출되지만 대학과 연구소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박사는 3천여 명 수준으로 파악됐다.